이라크 주둔 미군이 수감자 명부에 올리지 않고 모처에 수감중인 이라크인이 최고 100여명에 이른다고 미국 육군 폴 케른 장군이 8일 밝혔다. 아부 그라이브 수감자 학대 사건 수사 책임을 맡고 있는 케른 장군은 이날 미상원 군사위원회 청문회에 출석, 이라크 주둔 미군이 수 십명에서 최고 100명에 이르는 이라크인을 비밀리에 억류하고 있다고 말했다. 미 군 당국은 당초 수감자 명부에 없는 이들이 8명이라고 밝힌 바 있다. 케른 장군은 이들 비밀 수감자들을 '유령 수감자들'(ghost detainees)이라고 지칭하면서 수감자들을 명부에 올리지 않는 행위는 미 군 당국의 규정에 어긋나는 일일 뿐만 아니라 포로 대우에 관한 제네바협정을 위반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들 '유령 수감자'들은 교도소에 붙들려 온 뒤 다른 장소로 옮겨진 사람들로 수감자 명부에 누락됐기 때문에 국제적십자에 통보되지 않는다. 케른 장군은 또 이들 비밀 수감자들에 대한 자료는 중앙정보부(CIA)가 모두 파기했다며 이들에 대한 정확한 실태를 파악할 수 없다고 설명했다. 뉴욕의 한 법률 상담원은 "수감자 명부에 누락되면 모든 형태의 인권 유린과 학대, 고문을 당했거나 행방불명된 경우가 많았다"고 말했다. (워싱턴 AFP.로이터=연합뉴스) kjw@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