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전기통신연합(ITU) 주최로 지난 6일부터 계속되고 있는 부산 'ITU 텔레콤 아시아 2004'에서 화웨이 ZTE 차이나모바일 등 중국 통신업체들이 주목받고 있다. 중국 업체들은 그동안 상대적으로 품질이 낮은 이른바 '로엔드' 제품에 주력해왔다. 그러나 이번 전시회에는 한국산에 비해 가격은 훨씬 저렴하면서도 품질에서는 그다지 뒤지지 않는 '하이엔드' 제품을 대거 선보였다. 중국의 최대 통신장비 업체인 화웨이의 경우 차세대 네트워크(NGN) 솔루션과 광 네트워크 솔루션,모바일 및 지능형 네트워크 솔루션 등 광범위한 제품을 소개했다. ZTE는 CDMA WCDMA 등 이동통신 분야의 시스템과 대형 라우터 등 차세대 네트워크 장비를 전시했다. 두 업체는 이미 세계 네트워크 장비 시장에서 돌풍을 일으키고 있다. CDMA 장비 시장에서는 삼성전자 LG전자 등도 부분적으로 이들에 밀리고 있는 실정이다. 화웨이의 2003년 해외 매출은 10억5천만달러,올해는 7월 말 현재 11억달러로 이미 지난해 실적을 넘어섰다. 회사측은 올해 해외시장을 포함해 약 50억달러의 매출을 올릴 것으로 보고 있다. 화웨이는 이번 전시회를 계기로 한국시장 공략에도 적극 나설 태세여서 국내 업체들을 긴장시키고 있다. 물론 중국 업체들이 한국보다 앞선 첨단 신기술 신제품을 전시한 것은 아니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중국의 무서운 성장세를 다시 한 번 확인할 수 있었다고 평가했다. 통신업체 관계자는 "화웨이는 이미 KT에 통신장비를 납품했다"며 "하나로텔레콤에도 공개입찰 참여를 요청하는 등 한국시장 공략을 위해 발빠르게 움직이고 있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기술 격차가 크지 않은 데다 가격경쟁력이 비교가 되지 않을 정도로 강해 시장잠식이 우려된다"고 말했다. 부산=김태완 기자 twki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