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일본 등 해외의 첨단제조업체들이 파주,평택 일대로 몰려드는 까닭은? 경기도의 파격적인 행정지원 등 기업하기 좋은 환경만들기 노력도 주효했지만 무엇보다 세계 전자산업의 선도그룹을 형성하고 있는 삼성과 LG가 외자유치의 촉매제 역할을 하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 2년동안 경기도가 유치한 해외 직접투자 50건 중 26건이 삼성 LG 등과 연관된 초박막액정표시장치(TFT-LCD) 관련 투자일 정도다. 이에 따라 파주~수원~평택에 세계 최대급 다국적 LCD클러스터가 형성되고 있다. 경기도는 지난 6일에도 미국·일본 투자유치에 나서 TFT-LCD 업체 등 10개사로부터 1억4천1백만달러를 유치하는 등 올 들어서만 40개사 12억달러를 유치,1만1천여개의 신규 일자리 창출이 기대되고 있다. 삼성 LG 등이 세계적인 전자기업으로 성장함에 따라 부품 원료 장비 등 국내외 발주물량이 천문학적으로 커지면서 이들에 납품하는 해외기업들이 국내에 공장을 직접 짓고 있는 것. 이들이 수도권을 선호하는 것은 다국적 첨단 기술기업일수록 고급인력이 많고 전반적인 기업인프라가 가장 뛰어난 곳을 찾기 마련인데 이를 간파한 경기도가 이들의 구미에 맞는 행정서비스를 적극적으로 펼치고 있기 때문이다. 이재율 경기도 투자진흥관은 "경기도는 이에 발맞춰 첨단제조와 함께 동북아 연구기지로 자리매김하기 위해 바이오연구센터 나노팹(소자)특화센터 핵융합연구센터 등 첨단 R&D센터를 잇따라 유치하는 등 기업환경을 세계 최고 수준으로 '업 그레이드'시킬 계획"이라고 밝혔다. ◆삼성 LG에 납품하기 위해 몰려오는 외자기업들=경기도가 지금까지 유치한 LCD 관련 첨단기업은 대부분 평택의 현곡,포승,추팔,어연·한산 등 외국인전용단지에 입주하고 있다. 이곳은 세계적 반도체 업체인 삼성전자의 수원공장과 증설 중인 충남 아산 탕정LCD공장 중간에 위치하고 있어 납품공장으론 최고의 입지인 셈이다. 이들은 한수 이북인 파주에 LG필립스LCD가 향후 10년간 25조원을 투자해 짓는 세계 최대 규모의 TFT-LCD 공장에 대한 납품도 염두에 두고 있다. 경기도 관계자는 "외국의 첨단기술업체들이 경쟁적으로 들어오는 것은 삼성,LG 등에 납품하면서 다진 한국시장 기반을 바탕으로 한국을 동북아시아 시장 거점기지로 삼으려는 전략"이라고 설명했다. 실제로 지난해 포승단지에 5억달러를 투자,TFT-LCD 핵심부품인 편광필름 공장을 증설키로 한 일본의 스미토모화학도 삼성 등에 납품하기 위해 투자를 했는데 장기적으론 중국 등지에 대한 수출도 추진할 것으로 알려졌다. 스미토모화학의 이같은 전략에 고무된 경기도는 일본에 투자유치단을 파견,LCD관련 핵심기술을 보유한 니토덴코,알박,호야,치소 등 7개 업체로부터 3억2천만달러의 투자유치를 끌어내는 기대 이상의 성과를 거두기도 했다. 이들 역시 삼성,LG 등에 납품하기 위해 한국에 공장을 짓기로 한 것이다. ◆파주∼수원∼평택 LCD클러스터 형성 중=그동안 삼성전자와 LG필립스 등은 세계 LCD완제품 시장의 50% 정도를 점유해 왔으나 핵심부품은 대부분 일본업체로부터 수입해야 했다. 하지만 해외의 납품기업들이 대거 몰려오면서 일자리 창출은 물론 파주~수원~평택에 이르는 지역에 세계 최대급 LCD 클러스터가 형성되고 있다. 경기도는 지난 2년간 50개 해외기업으로부터 1백18억7천만달러에 달하는 외자를 유치했다. 전자산업 외에도 미국의 델파이,리어,존슨컨트롤,TRW 등과 유럽 일본으로부터 유치한 자동차부품사도 평택 일대에 입주하고 있다. 이에 따라 평택을 중심으로 화성∼용인을 연결해 대우·기아·쌍용자동차 공장 등을 아우르는 자동차산업 클러스터 조성도 가시화되고 있다. 경기도 역시 외국인 전용공단을 잇달아 조성하고 있다. 현곡,추팔,어연·한산,포승단지가 매진된 데 이어 화성 금의,평택 오성지구 등을 잇달아 건설하고 있다. 김후진 기자 ji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