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4 CEO 열전] (18) 남중수 KTF 사장..나는 '잠뽀'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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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중수 사장의 학창시절 별명은 '잠뽀''잠벌레'였다.
자명종 몇개를 머리맡에 두고 자도 밥 먹듯 지각을 했다.
미국 유학시절에도 그는 잠 때문에 곤욕을 치렀다.
86년 박사과정 1년차 조교로 처음 시험감독(중간고사)을 맡았을 때다.
아침 8시까지 시험장에 입장해 문제지를 나누어주고,감독도 해야하는데 그만 늦잠을 자버린 것.시험감독이 지각을 했으니 그 시험이 어찌되었을지는 짐작이 가고도 남는다.
그 전에는 늦게 잠들더라도 부인 이혜림씨(45)가 깨워줘 별 탈이 없었으나,마침 그 때는 부인이 첫 딸 석영씨(18)를 낳기 위해 일시 귀국했던 시기이다.
미국인 지도교수는 남 사장을 신뢰할 수 없다며 노발대발했다.
기말고사 때는 아예 다른 조교에게 시험감독권을 넘기겠다고 했다.
'한번만 더 기회를 달라'고 통사정을 해 위기를 넘겼지만 기말시험 때도 눈을 떠보니 시험시간 10분전이었다.
그렇게 잠 많던 남 사장이 CEO가 되고나서는 1백80도 바뀌었다.
그는 요즘 매일 오전 5시에 출근한다.
임직원 주주 고객들로부터 온 이메일을 확인하고 업무를 시작한다.
그러나 8시 이전엔 누구도 만나지 않는다.
바쁜 하루를 시작하기 전에 잠시라도 개인 시간을 갖고 싶어서다.
아무리 자리가 사람을 만든다고 해도 '잠벌레'인 그가 갑자기 '아침형 인간'으로 바뀐 것은 선뜻 이해가 가지 않는다.
남 사장은 일본 전국시대의 영웅 오다 노부나가의 얘기로 대답을 대신했다.
"오다 노부나가는 매일 새벽 가장 빠른 말을 타고 왕복 40리를 달리면서 전략을 짰다고 합니다. 생각하는대로 살지 못하면 사는대로 생각하는데 그치고 맙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