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國증시] 인텔 쇼크...기술株 곤두박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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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텔의 실적부진 예고로 나스닥의 2주 연속 상승에 제동이 걸렸다.
지난 2일 뉴욕 증시를 짓누른 최대 악재는 세계 최대 반도체칩 회사인 인텔이었다.
인텔은 3분기 매출 전망치를 당초 제시했던 86억∼92억달러에서 83억∼86억달러로 낮췄다.
이익률 목표치도 60%에서 58%로 하향 조정했다.
이로 인해 인텔 주가는 7% 이상 떨어졌다.
인텔 파장은 만만치 않았다.
18개 기술주로 구성된 필라델피아 반도체 지수가 14개월간 최저 수준으로 곤두박질쳤다.
통신기기 회사인 스리콤,마이크로칩 회사인 알테라 및 인테그레이티드 디바이스 테크놀로지도 부진했다.
보스턴 자산관리의 부사장인 브라이언 윌리엄슨은 "인텔 소식은 기술주에 엄청난 실망을 안겨줬다"고 말했다.
인텔의 부진은 기술주들이 수요 둔화로 인한 재고 증가에 시달리고 있음을 보여줬다는 해석도 나왔다.
모노그램 스페셜 주식펀드의 펀드매니저인 필립 로버트는 "재고 문제는 수요가 늘어나야 해결되지만 지금은 그 정도로 충분한 수요가 생기지 않고 있다"고 분석했다.
그는 펀드의 기술주 비중을 연초 30%에서 최근 20%로 낮췄고 대신 현금 비중을 7%에서 15%로 늘렸다.
다행스러웠던 것은 다우의 낙폭이 크지 않았다는 점이다.
3일 8월 비농업 부문의 신규고용이 비교적 많은 14만4천명 늘어난 것으로 발표돼 인텔 파장이 다우로 전염되는 것을 막았다.
신규 고용 14만4천명은 전문가들의 예상치를 크게 벗어나지 않는 것이었다.
6,7월 부진했던 것에 비하면 다시 견조한 수준으로 증가한 셈이다.
부진했던 6,7월 신규 고용도 추정치보다 조금 늘어난 것으로 수정됐다.
특히 8월 실업률은 5.4%로 전달보다 0.1%포인트 떨어졌다.
2001년 10월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이다.
윌리엄슨 부사장은 "기술주 외의 분야에서 날아든 소식이 다우를 건져주는 역할을 했다"며 "투자자들이 기술주에서 빠져나와 다른 분야로 향하고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다우는 전날보다 30.08포인트 떨어진 10,260.20,나스닥은 28.95포인트 하락한 1,844.48을 기록했다.
이번 주 시장의 최대 관심사는 앨런 그린스펀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 의장의 의회 증언이다.
그는 8일 하원 예산위원회에 출석한다.
대선을 앞두고 있어 예산 문제가 논쟁을 불러일으킬 것으로 보인다.
8월 신규 고용이 14만4천명 늘었다는 뉴스는 그린스펀 의장으로 하여금 '최근의 경기부진은 일시적인 것이었다'는 자신의 평가를 되풀이하게 만들 가능성이 높다.
그런 진단을 견지할 경우 이달 공개시장위원회에서 0.25%포인트의 추가 금리인상이 이뤄질 것으로 전문가들은 예상했다.
도쿄 미쓰비시은행의 이코노미스트 크리스 러프키는 "7월 소매판매가 0.8% 늘었다는 통계에다 전문가들이 예상했던 수준의 고용 지표가 나옴으로써 FRB는 자신들이 내린 경기판단이 맞았다고 생각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3·4분기 국내총생산(GDP) 기준 성장률도 4%대를 기록할 것"으로 예상했다.
뉴욕=고광철 특파원 gw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