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영화 2주년을 맞은 KT가 민간기업으로 체질을 완전히 바꾸기 위해 임직원들의 의식 속에 뿌리 박혀있는 '갑을(甲乙)문화'를 없애기로 했다.

이용경 KT 사장(사진)은 31일 세종문화회관에서 KT의 중장기 비전에 관한 기자간담회를 갖고 "협력업체나 고객들과 맺는 모든 계약서에 KT를 '을(乙)' 계약자로 명시하는 방안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지금까지 KT는 납품 등에 관한 대부분 계약서에 '갑(甲)' 계약자로서 우월적인 입장을 명시,임직원들이 고압적이고 권위적이라는 지적을 받곤 했다.

이 사장은 "KT가 지속적으로 성장하기 위해서는 공기업 시절에 굳어진 체질을 하루 빨리 개선해야 한다"며 "임직원들이 항상 을의 입장에서 협력업체나 고객 입장을 생각하는 자세를 가져야 한다"고 말했다.

대기업이 을로서 협력업체와 계약을 맺는 것은 이례적이다.

KT의 갑을문화 청산운동이 성공할 경우 산업계에 새 바람을 일으킬 것으로 보인다.

KT는 임직원들이 협력업체 등에 권위적인 태도를 보였는지,또는 봉사하는 자세를 보였는지 여부를 품질경영실을 통해 수시로 점검키로 했다.

KT는 해마다 8백여개 협력업체,3만여개 고객사 등과 수만건의 계약을 맺는다.

한편 이 사장은 이날 △차세대 이동통신 △홈네트워킹 △미디어 △디지털콘텐츠 △정보기술(IT) 서비스 등 5대 신성장사업을 중심으로 2010년까지 KT그룹 매출을 27조원으로 끌어올린다는 내용이 담긴 '미래전략 2010'을 발표했다.

▶한경 8월23일자 A14면 참조

최명수 기자 ma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