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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안현실의 '산업정책 읽기'] 케인스 슘페터 프리드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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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엊그제 정부 여당이 국회에서 개최한 경제정책 대(大)토론회는 저마다 딴소리에 엇갈린 처방들을 내놨다.

    가히 백가쟁명이라 할 만했다.

    그만큼 우리 경제가 어렵다는 얘기이기도 할 것이다.

    경제만 전문으로 연구하고 조사한다는 전문가들도 그런 얘기를 한다.

    한국개발연구원(KDI)의 어떤 박사는 지난달 국회의 경제관련 한 모임에서 "문제가 뭔지,대책을 어떻게 내놔야 하는지,경제학자가 할 수 있는 일이 과연 얼마나 있는지 답답하다"고 토로해 화제가 됐었다.

    뿐만 아니라 한국은행의 한 간부는 "세계에서 가장 유능한 경제학자를 데려다 놓아도 한국 경제를 전망하기란 힘들 것"이라며 제발 데려올 만한 사람이 있으면 추천해 달라고까지 한 적도 있다.

    세계에서 가장 유능한 경제학자를 데려온다면 그들은 뭐라고 할까.

    사실 이번 토론회에서 나온 얘기들도 그 이론적 배경을 따지면 세계적으로 유명한 경제학자들은 모두 모인 듯한 느낌을 준다.

    케인스 슘페터 프리드먼 등등.만약 이들이 이번 토론회를 직접 방청했더라면 여전히 자신들이 굳건히 살아있다는 점에 흐뭇해하기만 했을까.

    아마 그들도 한마디씩은 보탰을 것 같다.

    정부의 역할을 강조한 케인스는 재정지출 확대를 통한 총수요 증대책을 지지했을 것이다.

    특히 비관론이 팽배한 상황이라고 진단했다면 이를 통해서라도 시장에 확실한 시그널을 주라고 강조했을 성싶다.

    그러나 토론회에서 여당은 정부에,정부는 여당에 짐을 떠넘기거나 책임을 미루는 듯한 꼴을 봤더라면 경제적 리더십이 그래서야 되겠느냐고 강하게 질타하지 않았을까.

    특히 그 전에 대통령이 합리적 경기조절 정책과 경기부양책은 구분돼야 한다고 한 말을 들었다면 자신부터 헷갈린다고 했을지도 모른다.

    그는 정책적 불확실성부터 빨리 해소하라고 주문했을 것이 분명하다.

    기술혁신을 자본주의 발전의 동력이라고 한 슘페터는 어땠을까.

    과학기술 중심사회와 혁신주도형 경제를 말하는 참여정부에서 정작 기술혁신을 이끌 기업가 정신이 죽어 있는 현실을 의아스럽게 생각할 것이 틀림없다.

    이른바 '슘페터 가설'로도 유명한 그는 대기업 규제정책도 정말 이해하기 어렵다고 했을 것이다.

    슘페터는 기업가 정신이 사라지고 그 자리에 반(反)기업 정서 등 자본주의에 비판적인 문화가 득세하면 자본주의는 서서히 사회주의로 대체될 것이라고 예측한 바 있다.

    잘못됐다는 그 예측을 그는 다시 상기시켜 줄지도 모르겠다.

    반(反)케인스 학파,시카고 학파의 대부라는 프리드먼은 뭐라고 말했을까.

    정부 역할에 대한 과신을 경계했던 그는 물론 재정지출 확대정책에 이의를 제기했을지 모른다.

    그러나 그것만으로 끝나지는 않았을 것같다.

    실증적 문제와 규범적 문제를 혼동하기 시작하면 정책이 뒤틀리기 딱 좋다는 충고도 했을 것이다.

    사람들은 현재의 상황뿐 아니라 장래의 상황까지도 생각하고 움직인다는 당연한 얘기도 다시 했을 것 같다.

    또 입만 열면 개혁을 말하는 사람들에게는 누구를,무엇을 위한 개혁이냐고 되물었을 수도 있다.

    경제활동에 대한 정치적 규제문제를 많이 연구한 조지 스티글러가 왔다면 출자총액제한제도 등에 대한 찬반 논쟁을 보고 한마디 했을 것이다.

    시장에서는 무슨 일이 벌어지고 있는지 먼저 실증적인 연구부터 해보라고.정부가 무엇을 해야 하는지만 생각하지 말고,왜 하필이면 이 시점에 정부가 그런 일을 하고 있는지,정부가 그 일을 얼마나 잘하고 있는지 등도 따져봐야 한다는 말도 덧붙였을 게 분명하다.

    우리 경제가 복잡하게 꼬여 있는 것만은 분명해 보인다.

    그러나 지금 풀지 않으면 어찌할 수 없을 정도로 더 꼬여버릴지 모른다.

    백가쟁명속에서도 그 점을 확인했다면 그나마 다행이다.

    < 안현실 논설위원ㆍ경영과학博 ahs@hankyung.net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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