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회 폐막을 불과 하루 앞둔 28일(한국시간) 한국의 올림픽 종합순위 10위 이내 재진입에 빨간불이 켜졌다.

금메달을 따주리라 철석같이 믿었던 레슬링 자유형 84㎏급 문의제(삼성생명)와태권도 여자 67㎏급 황경선(서울체고)이 각각 은메달과 동메달에 머물며 한국은 금메달 8개에 묶여 전날 9위에서 11위로 2계단 미끄러졌다.

한국은 폐막 당일 태권도 80㎏이상급 문대성(삼성에스원)이 예정대로 금메달을따내고 핸드볼 결승에 오른 여자와 이봉주(삼성전자)가 나서는 마라톤 가운데 1개의금메달을 가져와야 종합 10위 이내에 진입한다는 목표를 달성하고 대회를 마칠 수있을 전망이다.

전날까지도 중국(금 31, 은 17, 동 14)의 추격에 시달렸던 미국은 이날 5개의금메달을 추가해 1위(금 34, 은 38, 동 28) 안정권에 접어들었고 러시아(금 23, 은26, 동 35개)는 호주(금 17, 은 16, 동 16)를 완전히 따돌리고 3위를 사실상 확정지었다.

이날 문의제는 결승에서 마주친 지난해 세계선수권 준우승자 카엘 샌더슨(미국)의 파워에 눌려 1-3으로 역전패했다.

시드니올림픽 은메달리스트인 문의제는 이로써 2회 연속 은메달을 획득하며 자신의 마지막 올림픽 도전을 마쳤다.

황경선은 첫판인 16강에서 루오웨이(중국)에게 져 '여고생 금메달리스트'의 꿈이 초반에 무너졌다.

그러나 황경선은 패자전에 오르는 행운을 잡았고 이후 2연승을 거둬 한국의 9번째 동메달리스트가 됐다.

북한은 복싱 57㎏급 결승에 나선 김성국이 알렉세이 티치첸코(러시아)에 17-39로 판정패, 은메달에 머물러 시드니올림픽에 이어 2개 대회 연속 '노골드'로 대회를마감했다.

남자 육상 1,500m 챔피언 히참 엘 게루즈(모로코)는 육상 남자 5,000m에서 우승하면서 2관왕을 차지, 10,000m에서 후배 케네시아 베켈레에게 금메달을 뺏기며입은 상처를 회복했다.

여자 800m 우승자 켈리 홈스(영국)도 1,500m 결승에서 3분57초90으로 타티아나 토마쇼바(러시아.3분57초90)를 제치고 역시 2관왕에 올랐다.

영국은 남자 400m 계주에서 38초07을 기록해 미국(38초08)을 100분의 1초 차로제치고 1912년 스톡홀름올림픽 이후 92년 만에 400m 계주에서 우승하는 이변을 연출했고 미국은 남녀 1,600m계주를 석권, 자존심을 지켰다.

그러나 대회 기간 내내 이어진 약물 추문은 이날도 쉬지 않고 터졌다.

여자 레슬링 55㎏급에서 5위를 차지했던 마벨 폰세카(푸에르토리코)가 약물검사에서 아나볼릭 스테로이드 스타나졸롤 성분이 발견돼 2차 샘플 결과를 대기 중이다.

전날 1차 샘플에서 약물 흔적이 드러났던 역도 남자 105㎏급 은메달리스트 프렌츠 쥐르코비치(헝가리)는 2차 샘플에서도 같은 결과가 나와 끝내 메달을 박탈당했다.

한편 이번 대회 최대의 오심 사건인 체조 남자 개인종합 결승에서 양태영(경북체육회)이 '진짜 우승자'라는 국제체조연맹(FIG)의 '항복선언'을 받아낸 한국 선수단은 이날 스포츠중재재판소(CAS)에 금메달을 돌려달라는 취지의 소청을 냈다.

(아테네=연합뉴스) 특별취재단 khoon@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