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관론만 무성했던 증권주가 기지개를 켜기 시작했다.

불과 한 달 전 7월 중순만해도 업종지수 720∼730선을 오가던 증권업지수가 서서히 움직이더니 8월들어 '가속'이 붙어 종합주가지수가 810선을 넘어선 26일에는전 업종중 가장 강력한 상승기조를 보이며 860선에서 등락하는 수준까지 올라섰다.

현대증권이 5%대의 강한 상승을 보인 것을 필두로, LG투자증권,SK증권이 4%대,굿모닝신한 등도 3%대 오름세를 보이는 등 신영,유화,부국 등 일부 중소형 증권사를제외하면 시세판에 모두 '빨간 불'이 켜져있고 우선주들도 일부 종목의 경우 보통주상승세를 앞지르는 등 예외없이 상승세에 가담하고 있다.

증권주의 상승세는 아직까지 펀더멘털의 직접적 반영이라기보다는 향후 장세전망에 기댄 선취매적 성격이 담기 것으로 풀이된다.

비관적 경기전망이 팽배한 상태이기는 하지만 내년 상반기부터 회복기조가 나타나면서 경기를 선반영하는 증시가 4.4분기를 전후해 정보기술(IT)주와 금융주를 중심으로 상승기조로 돌아설 것이라는 전망도 여전히 사라지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1998년 하반기의 상승 시작점에도 그랬던 것처럼 증권주가 이 반등의 '선봉'에설 것이라는 기대감이 적잖이 작용하고 있으며 일부 지표에서는 이같은 가능성을 보여주는 징후들이 나타나고 있다는 분석이다.

이날 증권주에 대한 투자의견을 '비중확대'로 올린, 대신증권 조용화 애널리스트는 "개인 투자자들의 시장비중이 2001년 2월 87.6%에서 정점을 찍은 후 지속 추락했으나 지난 4∼6월 증시 부진기의 65%선을 바닥으로 7월 67.1%, 8월 66.6% 등으로조금씩 회복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증권사 수수료 수입에 결정적 역할을 하는 '개미'들이 장으로 돌아오고 있는 만큼 한 번 기대해볼만한 상황이 되고 있다는 것이다.

그러나 이날 증권주의 힘찬 움직임에도 불구하고 기대감을 갖기는 다소 섣부르다는 지적이 더 많은 것이 사실이다.

우선 1분기(4월∼6월)에 증시 약세로 부진한 실적을 거둔데 이어 2.4분기 첫 달인 7월에도 주요 증권사들이 적자를 보이거나 흑자인 경우도 영업이익이 70∼80%의급감세였다는 점, 지난 98년과 달리 수수료가 너무 낮아져 상승장이 와도 과거처럼획기적 수준의 수익을 기대하기 힘들다는 점은 증권주의 발목을 잡는 요인이다.

8월 하순의 때아닌 강세장은 근본적으로 약세장속에 잠시 나타나는 '베어마켓랠리'의 성격이 강하기때문에 증권주처럼 경기전망에 따라 움직이는 종목들이 '주연'에 나서기는 적합하지 않다는 견해도 강하게 나온다.

대우증권은 이날 증시 전망에서 "'베어마켓 랠리 이후의 리스크 회피형 투자대안 배당투자"라며 고배당 종목들을 추천했다.

(서울=연합뉴스) 김종수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