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르쉐 독일 본사는 생산고유번호가 매겨지는 한정판매모델 911 40주년 기념 모델과 박스터 스파이더에 생산번호에 '4'가 들어간 모델 대신 '3'이 포함된 모델을 우선 배정했다.

전통적으로 한국인들이 죽음을 연상시키는 '4'를 싫어하는 대신 '3'을 좋아한다는 점을 감안한 배려다.

포르쉐는 또 국내에 판매되는 SUV(스포츠 레저 복합차량) '카이엔'에는 TV튜너를 기본으로 장착한다.

주5일제 근무로 레저인구가 늘고 이들이 차안에서 보내는 시간이 많아진 점을 감안한 것이다.

수입차업체들이 한국인의 '입맛'에 맞춘 현지화 모델 만들기에 공을 들이고 있다.

해외시장과 비교,고급 인테리어에 대한 수요가 높은 국내고객을 만족시키기 위한 옵션과 편의사양 개발에도 힘을 쏟고 있다.

다임러크라이슬러코리아는 올해 출시한 그랜드 체로키 디젤에 맞춤형 가죽시트 및 트림 등을 포함하는 럭셔리 레더(leather) 패키지 옵션을 채용했다.

가죽시트를 선호하는 한국인의 특성을 반영한 것이다.

차 값이 4천만원대 수준인 이 차의 경우 미국내 판매모델에는 가죽시트보다는 천시트가 주로 사용된다.

BMW도 SUV모델인 X3의 국내 판매차량에는 가죽시트를 기본사양으로 적용하고 있다.

인테리어뿐만이 아니다.

대부분의 수입차들은 기어변속방식도 자동변속이 가능하면서도 수동으로 조작할 수 있는 팁트로닉 방식을 채택하고 있다.

자동변속을 선호하는 국내 사정을 감안한 것이다.

고급차일수록 큰 휠을 선호하는 고객들이 많아 19∼20인치 휠이 장착하는 것도 같은 이유에서다.

메르세데스벤츠 코리아는 아예 한국시장 상황에 맞춰 자체 TV광고를 제작,방영하고 있다.

대부분의 수입차 업체들이 본사 기업광고를 그대로 방영하는 것과는 달리 벤츠는 국내법인에서 LG애드를 통해 한국인의 감성에 맞는 광고를 자체 제작했다.

차량 모델광고가 아닌 브랜드 광고를 하는 수입차 업체는 벤츠가 처음이다.

한국형 네비게이션 개발도 로컬화 전략에 따라 활발히 추진중이다.

벤츠는 현대 오토넷과 계약을 맺고 국내에서 판매되는 E클래스에 국내 도로 상황에 적합한 최신 내비게이션 시스템을 장착했다.

한국형 내비게이션 시스템에는 전국 2만7백만여 건의 시,도,구,읍,면,동 단위의 세부 주소 정보와 함께 도로 주변의 건물정보 23만여건,과속방지및 무인단속 카메라 정보 4천6백50건까지 수록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수입차 가격이 비싸지는 원인이 되기도 하지만 고객 만족 차원에서 국내 시장 상황에 맞는 차별화된 모델의 개발은 필수적"이라고 말했다.

이심기 기자 sgl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