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꽃의 가치는 진흙탕에서도 화사한 꽃을 피우는 고결함에 있다.


더러움 속에 섞여 있을지라도 자신은 오염되지 않는 굳건함.그로 인해 연꽃은 예부터 '꽃 중의 군자'라 불렸다.


꽃말이 순결인 것도 이와 무관하지 않다.


우리나라의 연꽃은 대부분 붉은 기운을 띠는 홍련이다.


순백의 화사함을 지닌 백련은 그다지 많지 않다.


그러나 전라남도 무안군 회산 백련지에 가면 새하얀 연꽃을 마음껏 볼 수 있다.


백련지의 연꽃은 7월부터 시작해 9월 중순까지 계속 핀다.


이곳의 연은 한마디로 실하다.


꽃은 어린아이 머리만큼 크고 잎은 하나만 가지고도 양산을 대신할 수 있을 정도로 넓다.


여기에 각종 물풀이 곁들여져 연꽃의 아름다움을 더한다.


노란꽃이 올라오는 노랑어리연,자그마한 보라꽃이 정겨운 부래옥잠,식물도감에서나 볼 수 있음 직한 가시 돋친 가시연 등 70여 가지 수생식물이 연잎 사이사이로 얼굴을 내밀고 있다.


일제 때 한 주민이 백련 12줄기를 심은 것이 날로 불어나 이제는 동양에서도 손꼽히는 연꽃의 명소가 됐다는 백련지.연꽃으로 덮인 저수지의 넓이는 무려 10만평에 달한다.


어지간한 대학교 부지보다도 넓다.


둘레도 무려 3km를 넘는다.


다 돌아보려면 족히 한 시간은 걸어야 한다.


지나가던 노부부가 "다 똑같은 꽃인데 뭐하러 멀리까지 가요" "그냥 운동하는 셈 치고 걸어"라며 주고 받는 대화가 충분히 이해될 정도다.


백련지에서는 연꽃 이외에 개구리와 올챙이 물병아리 왜가리 백로 등 각종 동물들도 만날 수 있어 어린이들의 자연학습장으로도 안성맞춤이다.


무안=글 장유택 기자 changyt@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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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수첩>


회산 백련지는 서해안고속도로 목포IC에서 빠져나가면 찾기 쉽다.


1번 국도를 따라 무안방면으로 가다가 815번 지방도를 따라 우회전,청호.일로 방향으로 간다.


다시 일로사거리에서 49번 지방도를 따라 나주.무안 방면으로 좌회전하면 회산 연꽃방죽에 도착한다.


길 중간 도로 위에는 '백련' 또는 '연꽃'이라는 글씨가 큼지막하게 써 있기 때문에 이 표지만 따라가도 된다.


일로IC나 무안IC에서 고속도로를 내려도 길 위의 '연꽃'이란 글씨가 백련지로 길을 안내한다.


강남 고속버스터미널에서 하루 2회 무안행 직행버스가 출발한다.


용산역에서 일로역까지 하루 7차례 무궁화호가 운행한다.


무안터미널(061)453-2518,일로역(061)281-7788.


돼지짚불구이가 무안의 특색있는 먹거리다.


암퇘지 목살을 볏짚에 불을 붙여 구워낸다.


무안역 앞 몽탄면 사창리의 '녹향가든'(061-452-6990)에서 먹는 '짚불구이 삼합'이 추천할 만하다.


짚불구이 돼지고기와 양파김치,뻘게로 담근 게장을 함께 싸서 먹는데 쫀득쫀득한 육질에 양파김치의 새콤함,뻘게장의 구수함이 잘 어울린다.


1인분 7천원.불에서 금방 내린 뜨거운 뚝배기에 계란과 뻘게장,열무김치를 비벼 된장찌개를 곁들이는 게장 비빔밥도 별미다.


3천원.무안은 세발낙지가 많이 나는 곳으로도 유명하다.


시외버스터미널 옆 낙지골목에는 20여개 업소가 모여 있다.


백련지 주변에 민박집이 많다.


무안군 홈페이지(www.muan.go.kr)'관광문화'란을 클릭하면 군내 모텔과 민박에 대한 정보를 얻을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