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제의 길-창업편'(모리야 히로시 지음,양원곤 옮김,마당넓은집)은 중국의 자수성가형 창업황제 10명의 이야기를 담고 있다.

이들의 성공전략을 가로지르는 키워드는 '인재'다.

10명 중 8명이 자신의 목표를 위해 온갖 수모를 견디며 밑바닥에서 출발했는데 모두들 '사람을 낚는 재주'가 뛰어났다.

한고조 유방은 가난한 농사꾼 집안에서 태어나 청년기까지 직업도 없이 협잡꾼으로 떠돌던 건달이었다.

늘 '집안을 위해 농사를 열심히 짓는 네 형들의 반만 닮아봐라'는 아버지의 잔소리를 듣고 살았다.

그러나 그는 사람을 다루는 기술에서 대가였고 마침내 황제가 됐다.

신왕조의 왕망은 아버지를 일찍 여의고 출세길에서 소외됐지만 대중의 마음을 움직이고 여론을 자신에게 유리하게 만들어 엄청난 인기를 얻었다.

그가 봉지를 포기하고 국가에 헌납할 때도 땅을 받지 말라고 상소한 백성이 50만명이나 됐는데 이 또한 여론을 조작한 결과였다.

측천무후는 후궁 중 신분이 낮은 재인 출신이었지만 영특한 머리에 원하는 것을 위해서라면 물불을 가리지 않는 집념으로 여제 자리에 올랐다.

명 태조 주원장도 걸식탁발승에서 난세를 평정한 영웅이 됐지만 밥 굶기를 버릇처럼 했다.

그러나 어려서부터 책임감과 의리가 강해 친구들 사이에서 맏형 노릇을 했다.

곧 '수성편'도 나올 예정.2백56쪽,9천8백원.

고두현 기자 kd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