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래소와 코스닥 중소형 철강주들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올 상반기 실적이 대폭 호전된 것이 배경이다.

순이익은 작년 같은 기간에 비해 수백% 가량 증가했지만 주가는 이를 반영하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되고 있어 관심주로 부상하고 있다.

◆순이익 1백% 증가는 '기본'

18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중소형 철강주들은 올 상반기 실적이 전년동기보다 적게는 40%에서 많게는 7백% 가량 급증했다.

한국특수형강 휴스틸 세아제강 하이스틸 문배철강 등 거래소기업과 동양에스텍 부국철강 유성티엔에스 대동스틸 등 코스닥기업들이 대표적이다.

특히 조강류압연전문업체인 한국특수형강의 경우 상반기 영업이익과 순이익은 각각 1백55억원과 1백1억원을 거둬 전년동기 대비 3백32%와 7백31%나 급증했다.

강관제조업체인 휴스틸의 경우도 매출이 22% 이상 늘어나면서 영업이익과 순이익이 1백80%와 3배62%나 늘어났다.

POSCO의 열연강판(핫코일)으로 분류되는 동양에스텍 문배철강 부국철강 등도 66∼2백% 순이익이 증가한 것으로 집계됐다.

◆철강값 상승과 '재고 효과'가 주요인

이처럼 중소형 철강주들이 '깜짝 실적'을 내놓은 것은 크게 두가지 요인이 작용한 것으로 분석된다.

문정업 대신증권 연구원은 "POSCO 등 대형 철강업체와 마찬가지로 올 상반기 국제 철강가격이 급등해 국내 판매 단가도 동반 상승한게 주원인"이라고 설명했다.

철강가격이 오르면 판매가격에 일정 비율로 책정된 마진(이익)이 당연히 늘어나게 된다는 얘기다.

이진우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특히 철강가격 인상 속도가 빠른 시점에는 이들 철강업체가 저가에 구입한 재고자산이 판매시점에서는 급등해 있어 마진 폭이 더 커지는 '재고효과'가 나타나게 된다"고 분석했다.

그는 "매출 증가폭보다 이익증가폭이 컸던 것은 이런 재고효과가 큰 원인"이라고 덧붙였다.

대신증권 문 연구원은 "이미 냉연강판은 동부제강이 제품가격을 올리겠다고 발표했고 열연강판은 POSCO가 9월이나 10월쯤 또 가격을 인상할 것이 확실시되고 있다"며 "중소형 철강주는 이같은 가격인상 수혜를 받으면서 하반기에도 실적호전 추세를 이어갈 전망"이라고 내다봤다.

◆중소형 철강주 유망한가

이처럼 실적이 크게 좋아지자 일부 중소형 철강주는 최근 주가가 크게 급등했다.

동양에스텍이 올 6월 이후 50% 가량 급등한 것을 비롯해 휴스틸 세아제강 하이스틸 등은 7월 이후 10∼20% 정도 상승했다.

하지만 올 상반기 실적이 크게 호전된 것에 비하면 이들 종목들은 여전히 저평가돼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이채원 동원증권 상무는 "극단적으로 하반기 순이익이 0이라고 가정하고 상반기 순이익만 갖고 현재 시가총액과 비교해봐도 주가수익비율(PER)이 1배대에 머물러 있는 중소형 철강주가 상당수"라고 설명했다.

이 상무는 "아무리 거래량이 적고 투자자의 관심 밖에 있더라도 이는 분명히 저평가 상태로 파악된다"고 덧붙였다.

반면 대신증권 문 연구원은 "주가 상승은 저평가 상태만으로는 부족하고 외국인·기관의 매수세 유입 등 모멘텀이 필요한데 중소형 철강주는 거래량이 너무 적다"며 "POSCO 등 대형철강주 위주로 투자하는게 바람직해 보인다"고 지적했다.

이상열 기자 mustaf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