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993년 11월 등장한 할인점은 가격파괴를 통해 백화점과 재래시장이 주도하고 있던 기존 유통업계에 새 바람을 불러 일으켰다.

상시 최저가격을 지향하는 할인점의 EDLP(Everyday Low Price) 전략은 유통시장의 거품을 제거함은 물론 납품 제조업체의 경쟁력을 함께 올려놓는 선순환 효과를 가져왔다.

96년 유통시장 완전개방 이후 '유통 과학화'를 표방하며 국내에 진출한 외국 선진유통기업들과 매장운영,물류 등에서 맞대결할 수 있었던 것도 할인점의 공로라고 할 수 있다.

할인점 성장과 더불어 소비자들 사이에도 알뜰구매과 계획구매가 정착되면서 가족단위 쇼핑이 일반화됐다.

기존 여성위주의 구매패턴에서 벗어나 할인점은 온 가족이 다 함께 쇼핑할 수 있는 친화공간으로 변한 셈이다.

할인점 전체 매출은 탄생 10년만인 2003년 19조2천억원을 돌파,백화점 시장(17조2천억원)을 처음으로 추월했다.

올해에는 22조원을 넘어서 백화점과 5조원 이상 격차가 벌어질 전망이다.

93년 1개에 불과했던 할인점 점포수는 99년 1백개를 돌파할 정도로 급성장했다.

올해말에는 점포수가 2백80여개에 달할 것으로 예상된다.

향후 2∼3년간 매년 30개 정도의 점포출점이 꾸준히 이뤄져 3년 뒤에는 백화점수의 5배 수준인 4백여개로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국내 유통시장을 선도하는 주도 업태로 자리매김하는 것이다.

할인점 고객수 역시 올들어 월평균 5천만명에 육박하고 있다.

내점고객수로는 월 1억명 시대에 접어들었다.

이에 따라 향후 할인점 시장은 지금까지의 점포 확장 경쟁에서 벗어나 효율경쟁 차원으로 한단계 업그레이드될 것이 확실시된다.

성숙된 시장에서는 확고한 경쟁력만이 생존을 담보해주기 때문이다.

강창동 유통전문기자 cdk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