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 정기적금 금리마저 연 3%대로 내려가면서 은행권에서 빠져나온 자금이 상대적으로 수익률이 높은 투신사 채권형펀드로 옮겨가고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한국은행이 11일 발표한 '7월중 금융시장 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은행 가계대출은 1조2천3억원 늘어나는데 그쳐 지난 1월(5천2백46억원 감소) 이래 6개월 만에 증가폭이 가장 작았다.
2월 이후엔 매달 1조8천억∼2조9천억원의 증가세를 유지해왔다.
매년 1월에는 설 보너스와 연말정산 등으로 가계의 현금수입이 많아 가계대출이 일시 급감하는 점을 감안하면 지난달 가계대출 증가액은 사실상 2000년 9월(5천2백40억원 감소) 이후 근 4년 만에 최저수준인 셈이다.
특히 가계대출 가운데 주택담보대출은 지난달 8천4백54억원 늘어나는데 그쳤다.
지난 4월 1조8천7백33억원을 기록한 이후 5월 1조7천9백2억원, 6월 1조5천7백88억원에 이어 석달째 증가규모가 둔화됐다.
한은 관계자는 "주택경기 침체 등 전반적인 경기 부진으로 가계의 자금수요 자체가 줄어든데다 은행들도 연체율이 높아지고 있는 가계대출 리스크 관리를 강화해 가계대출 증가세가 둔화되고 있다"고 말했다.
이와 함께 지난달 금융권별 수신추이를 보면 은행계정에서는 6조5천3백75억원이 이탈한 반면 투신권에는 6조8천3백45억원이 새로 유입됐다.
특히 정기예금에 이어 정기적금까지 이자율이 연 4%를 밑돌면서 그동안 자금이 몰렸던 저축성예금에서 지난달 3조4천7백73억원이 빠져나갔다.
이에 반해 현재 연 5% 안팎의 수익률을 내고 있는 투신사 채권형펀드가 4조8백94억원, 초단기상품인 머니마켓펀드(MMF)는 2조1천2백89억원이 각각 늘었다.
한편 지난달 총유동성(M3) 증가율은 6월과 비슷한 6%대 초반으로 추정됐다.
민간 신용(대출)이 둔화되고 해외부문의 통화공급도 축소됨에 따라 통화 증가율이 8%대로 추산되는 적정 수준(경제성장률+물가 상승률)에 여전히 크게 못미치고 있다.
김동윤 기자 oasis93@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