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시의 불빛이 밤하늘의 꿈과 낭만을 앗아가 버렸다.

매년 8월 중순 지구촌 밤하늘을 아름답게 수놓는 페르세우스 별똥별(유성우)이오는 12일 다시 찾아오지만 우리나라에서는 이 아름다운 '우주쇼'를 보기 힘들게 됐다.

대형 빌딩과 자동차 등에서 발산하는 불빛과 공해로 인해 밤하늘의 별자리 관측이 어려워졌기 때문이다.

사실 별똥별이나 은하수 등은 달빛조차 없는 칠흑같이 어두운 밤하늘에만 비로소 그 아름다운 자태를 선명하게 드러낸다.

페르세우스 별자리는 1월의 용자리, 11월의 쌍둥이자리와 함께 3대 별똥별로 꼽히지만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그 아름다운 모습을 보기는 어려울 것으로 예측되고있다.

페르세우스 별자리는 미국 동부에서는 12일 오전 7시(이하 한국시간 오후 8시)께 시간당 50∼60개의 별똥별을 뿌리면서 절정을 이루지만 우리나라에서는 이날 저녁 11시(이하 한국시간) 동북쪽 밤하늘에 모습을 드러낸다.

이날 달이 뜨는 시각이 13일 새벽 2시31분이기 때문에 페르세우스 별똥별을 관측할 수 있는 시간이 12일 저녁 11시부터 13일 새벽 2시 13분까지 3시간 31분에 불과하다.

그러나 관측불가능 이유의 가장 큰 이유는 도시화 때문이라는 게 한국천문연구원의 설명이다.

천문연의 김봉규 박사는 "우리나라에서는 이 장관을 관측하기는 어렵고 특히 서울에서는 거의 불가능하다"면서 "모기약만 들고 나가면 별똥별을 볼 수 있다는 말은국민들을 오도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그 첫번째 이유로 `광(光)공해'를 꼽았다.

대형빌딩과 자동차에서 나오는 불빛이 공기와 부딪히면서 산란작용을 일으켜 밤하늘을 뿌옇게 만드는 광공해 현상 때문에 도시에서는 별자리 관측이 어렵다는 설명이다.

김 박사는 "대형빌딩의 불이 꺼지는 2시이후에 밤하늘이 오히려 밝아지지만 이때는 달이 뜨는 시각이어서 역시 관측에 어려움이 있다"고 말했다.

그는 또다른 이유는 도시화가 빚어낸 공해라고 강조했다.

자동차의 매연, 먼지 등이 대기를 오염시켜 시야를 차단하고 특히 여름에는 대기중 습기가 많아 시야를 더욱 흐리게 만든다고 김 박사는 지적했다.

그는 "도시불빛이 없는 깊은 산골에서는 산이 가로막혀 시야를 확보하기 어렵고주변이 탁 트인 해수욕장이 밀집한 동해안 등에서도 역시 대기중 습기가 많고 주변불빛이 많아 밤하늘을 제대로 관측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은하수와 혜성 등도 마찬가지로 이런 이유로 더 이상 쉽게 관측하기 어려워지고있다.
밤하늘의 꿈과 낭만이 도시화와 함께 사라지고 있는 것이다.

(서울=연합뉴스) 이정내기자 jnlee@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