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명보험사들이 자산을 운용해 거둔 수익률보다 고객들에게 지급하는 예정이율이 높아 여전히 역마진을 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생보사들의 역마진폭은 해마다 줄어들고 있어 당분간 보험료 인상은 없을 것으로 예상된다.

9일 금융감독원이 열린우리당의 박영선 의원에게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국내 23개 생명보험사들은 지난 회계연도(2003년4월∼2004년3월)에 연 7.0%의 예정이율을 기록했다.

예정이율이란 보험사들이 고객으로부터 받은 보험료를 보험금으로 지급하기 전까지 적립, 예상운용 수익률에 따라 보험료를 할인해 주는 일종의 이자율이다.

반면 이들 생보사가 지난해 자산운용을 통해 거둔 실질수익률은 연 6.9%를 기록했다.

생보사 입장에선 고객의 보험료를 굴려 0.1%포인트(6.9%-7.0%)의 역마진을 낸 셈이다.

그러나 생보사들의 역마진폭은 최근 3년간 지속적으로 줄어들고 있는 추세다.

지난 2001회계연도의 역마진폭은 0.6%포인트, 2002년에는 0.3%포인트에 달했다.

회사별로는 삼성ㆍ대한ㆍ교보 등 '빅3사'의 자산운용수익률이 높았다.

교보생명은 연 8.0%, 대한생명은 연 7.3%를 기록했다.

삼성생명만 연 6.2%의 자산운용수익률을 기록, '빅3' 가운데 유일하게 역마진(-0.8%포인트)을 냈다.

예정이율이 운용수익률보다 높은 역마진이 발생하면 보험사들은 고객에게 돌려주는 예정이율을 낮추게 되고 보험료를 인상하게 된다.

그렇지만 최근 3년간 역마진폭이 꾸준히 축소됨에 따라 보험사들의 보험료 인상은 쉽지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최철규 기자 gra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