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명 첫 번째 나들이인데 어디서 본 듯하다. 해변에 연결된 작은 섬과 등대가 그렇고 바닷가 절벽과 바위들이 그렇다.


하지만 상상 속의 장면을 실제로 마주하는 '데자뷰 현상'은 분명 아니다. 그러기엔 기억이 너무도 또렷하다.


제주에서 가장 큰 부속섬 우도에서는 처음 가보는 사람이라도 친숙한 풍경들을 마주치게 된다. 섬 곳곳이 영화를 통해 이미 널리 소개됐기 때문이다.


영화 '시월애'의 무대가 됐던 우도에서는 최근 '인어공주'가 무려 4개월 간에 걸쳐 촬영되기도 했다.


소가 바다에 누운 것 같다 하여 붙여진 이름 우도.


우도에는 2만평의 대지에 1천8백여명의 주민이 살고 있다. 섬의 특색은 제주의 모든 아름다움을 한 곳에 모아 놓은 종합세트와 같은 느낌을 준다는 점.


그다지 넓은 곳이 아니건만 검은 모래와 하얀 산호모래의 수영장이 공존하고 각종 동굴과 절벽,기암괴석들이 곳곳에 자리잡고 있다. 제주도에서 나오는 거의 모든 해산물 역시 넘치도록 풍부하다.


여기에 더해 제주 본섬에서는 볼 수 없었던 풍경도 볼 수 있다. 바다에 떠 있는 덕에 구름 속에서 아스라이 모습을 드러낸 한라산과 산자락에서 우후죽순처럼 올라온 수많은 오름들을 한 눈에 조망할 수 있다.


우도는 전체가 국립공원으로 지정돼 있다.


풍광이 아름다운 제주에서도 손꼽을 만하다는 뜻일 게다. 대낮에도 달을 볼 수 있다는 '주간명월'을 비롯해 우도봉에 펼쳐진 초원 '지두청사',절벽이 온통 줄무늬로 이뤄진 '후해석벽' 등 우도 8경은 우도를 찾는 사람들이라면 놓치지 말아야 할 볼거리다.


여기에 우도 서편 연평리 앞바다로 떨어지는 낙조는 또 하나의 맛을 더한다.


구좌읍 풍력발전소의 바람개비를 배경으로 떨어지는 저녁 해는 북극의 오로라를 연상케 하는 청정의 붉은 빛으로 하늘과 바다,그리고 보는 이의 가슴을 온통 물들인다.


제주=글 장유택 기자 changyt@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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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수첩>


우도는 성산포항에서 도항선을 타고 건너간다.


배편은 1시간 간격으로 있으며 섬으로 들어갈 때는 1인당 3천5백원,나올 때는 2천원의 경비가 소요된다. 자동차를 실을 경우 크기에 따라 8천8백~1만3천2백원이 든다. 우도내 교통편은 마을순환버스 8백원,관광버스 성인기준 4천원.


우도내에는 많은 횟집이 있지만 다리로 연결된 비양도 입구의 '해와 달 그리고 섬'(064-784-0941)이 특색있다.일본에 요리를 배운 사장이 내놓는 음식은 도시인의 입맛에도 잘 맞는다. 해물부침개 3천원,생선 1마리로 만든 '이벤트 회' 1만원 등.


우도의 대표적 숙소로는 연평리 바닷가에 위치한 '우도 드림빌리지'(1588-9466)를 들 수 있다. 유럽의 별장을 연상케하는 호텔식 펜션으로 우도에서는 유일하게 수영장과 노래방,오락실,비즈니스룸 등을 갖췄다. 투숙객들은 저녁시간에 수영장 옆 잔디밭에서 한데 어울려 제주흑돼지 바비큐 파티와 노래자랑대회를 연다.


자전거 60대를 비치,투숙객들이 무료이용할 수 있도록 했다. 바다낚시 장비 대여,셔틀서비스도 해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