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휴대전화업계의 주력시장인 미국시장이 세계 1위 단말기 업체인 노키아와 모토로라 등의 고가제품 시장 진출 움직임과 가격인하 공세 등 양면 전략으로 올 하반기 채산성 확보에 적신호가 켜졌다.

특히 노키아는 중저가 전략에서 탈피, 처음으로 폴더형 제품과 메가픽셀 카메라폰 등 고급제품을 본격 출시하며 고가 고급제품부문에서 첨단 기술력을 과시해온 삼성전자에 도전장을 던지고 나서 치열한 격돌이 예고되고 있다.

6일 업계에 따르면 노키아는 하반기들어 처음으로 폴더형 단말기를 선보인 데이어 국내업체 제품들과 비슷한 사양의 100만화소 메가픽셀 카메라폰 등 프리미엄급신모델을 대거 출시하는 등 국내업체 고유의 특화시장이었던 고가제품 시장까지 파고 들고 있다.

이는 노키아측이 중저가 제품에 집중하던 종전 전략에서 급선회, 고가시장 진출을 선언한 것으로 향후 삼성전자 등 국내업체와의 한판 승부를 예고하는 것이어서미국시장에서의 가격경쟁은 한층 격화될 것으로 보인다.

이에 따라 지난 2분기 133달러로 최저수준에 머물던 노키아의 평균판매단가(ASP)는 3분기들어 상승세로 돌아서고 모토로라 등 나머지 업체들의 ASP도 덩달아 오를가능성이 큰 것으로 국내업계는 보고 있다.

반면 한때 220달러선을 넘어섰던 삼성전자의 ASP는 지난 2분기 177달러로 추락한데 이어 3분기에도 여전히 고전을 면치 못할 것으로 비쳐지고 있으며 LG전자도 거의 비슷한 상황에 내몰릴 것으로 비쳐지고 있다.

따라서 공급물량은 급속히 늘어나는 반면 채산성은 떨어지는 최악의 시장상황이펼쳐질 가능성이 더 높아질 것으로 업계는 우려하고 있다.

실제로 삼성은 지난해 미국시장에 1천300만대의 휴대전화 단말기를 판매했으나올들어서는 버라이존 등 5개 통신사업자에 모두 2천만대를 공급하는 등 미국시장 수출물량을 대폭 확대할 계획이다.

삼성전자는 올 2분기 영업이익률이 1분기보다 10% 포인트 하락한 데다 하반기전망도 그리 낙관할 만한 상황은 아니다.
이 기간중 노키아는 약 6.5%포인트 하락한반면 모토로라와 소니에릭슨은 각각 0.4%포인트, 0.3%포인트 상승하고 LG전자도 3.4% 포인트 오른 것으로 파악됐다.

LG전자도 수익성 개선에 일조한 W-CDMA(광대역코드분할다중접속) 단말기 부문을제외할 경우 유럽 통화방식인 GSM과 CDMA(코드분할다중접속)단말기 수출단가는 각각13%, 8% 하락했으며, 3분기 들어서도 전망은 그리 밝지않을 것으로 점쳐지고 있다.

국내업체들은 지난 2분기까지 외국업체들에 비해 6개월 가량 빠른 수출용 제품출시로 해외시장에서 우위를 지켜왔으나 3분기 들어서는 기술 격차가 거의 없을 만큼 급속한 추격에 나선 것으로 진단하고 있다.

업계는 지난해 중국시장이 한국 업체들을 겨냥한 중국당국의 강력한 견제와 사스(중증 급성호흡기증후군) 여파로 최악의 상황으로 돌변, 국내 중견 단말기업체의몰락을 재촉한 데 이어 미국시장마저 악화되고 있다며 우려를 감추지 못하고 있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노키아 등 일부 외국업체들은 소비자의 요구에 때맞춰 제품을 내놓는 순발력이 다소 뒤지는 상황인 만큼 앞으로도 신제품 선출시로 지속적인우위를 지키는 것 외에 다른 대안이 없다"고 밝혔다.

(서울=연합뉴스) 김권용기자 kky@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