존 케리 연방 상원의원(매사추세츠)이보스턴 전당대회에서 민주당 대선후보로 확정되지만 아직도 누구를 찍을 지 결정하지 못한 유권자들을 설득해야 할 숱한 작업이 남아 있다고 26일 로스앤젤레스 타임스가 전했다.

신문은 지난 주 실시한 여론조사 결과 응답자의 7%가 아직 조지 부시 대통령 혹은 케리 상원의원 가운데 어느 한 쪽을 지지할 지 결정하지 못했으며 이들 부동층은찍을 후보를 정한 이들에 비해 더 온건하고, 부유하면서 연령층이 다소 높은 부류라고 말했다.

케리 상원의원이 부시 대통령을 오차 허용범위내인 2% 가량 앞서 막상막하인 상황에서 이들 표의 향방이 오는 11월2일 대선에 결정적 변수가 될 수 있다고 LA 타임스는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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플로리다와 오하이오, 콜로라도, 알래스카에 이르기까지 상당수 유권자들은 부시를 못마땅하게 여길 지도 모르나 그들은 또한 케리도 큰 점수를 얻지 못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은퇴 보험사 영업사원 래리 레드포드(61.켄터키주 케빌)는 "이번에는 바꿔야겠다고 충분히 이해하지 않는 한 늘 현직에 표를 던졌다"며 대안에 대한 확신이 없을때는 '구관이 명관이지'하는 식으로 표를 찍는 경향이 있음을 밝혔다.

컴퓨터 프로그래머 조 다미코(54.오하이오주 컬럼버스)도 낙태나 동성애 등 사회적 현안에서는 민주당 정강정책을 지지해 왔으나 두 가지 핵심 이유, 즉 작은 연방 정부에 대한 공화당의 철학을 좋아하고 공화당원들이 국토방위에 관한 한 더 믿을 만하다는 점에서 흔히 공화당에 표를 찍는다고 말했다.

또 부시가 종교적으로 엄격한 '청교도(puritan)'이자 '십자군(crusader)'이라는점에 상당히 메스꺼움을 느끼지만 아직은 국가안보문제를 민주당 진영에 넘기기엔마음이 내키지 않는다고 덧붙였다.

신문은 이와 함께 케리 후보에게 보스턴 전당대회는 지금껏 TV광고에 의존해 왔던 부동층에 그를 알릴 절호의 기회를 제공하게 될 것이나 일부에서는 그와 그를 둘러싼 개인사가 자칫 걸림돌이 될 수도 있다고 꼬집었다.

일부 부동층 투표권자들은 케리가 거부(테레사 하인즈)와 재혼, 하루 벌어 하루먹고 살기에 허덕이는 보통 미국인들을 이해하지 못할 것이라고 걱정하고 있으며 일부는 캐첩 재벌의 상속자이자 전 상원의원의 미망인 테레사와 결혼을 정치적 야망을 달성하기 위한, 맞갖지 않게 기회주의적인 처사라는 시각도 있다고 타임스는 덧붙였다.

(로스앤젤레스=연합뉴스) 김용윤특파원 yykim@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