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 60세의 시니어 프로골퍼가 한 대회 중 똑같은 홀에서 홀인원을 두번 하는 진기록을 세웠다.

이 기록은 미국PGA와 챔피언스(시니어)투어,유럽PGA와 시니어투어 등 세계 4개 주요 투어에서 처음 나온 것이다.

주인공은 호주 출신의 그라함 마시.마시는 지난 23∼26일(한국시간) 영국의 로열포트러시GC(파72)에서 열린 시니어브리티시오픈(총상금 1백60만달러)에서 이같은 진기록을 냈다.

행운의 장소는 이 골프장 11번홀(길이 1백70야드).

마시는 첫날 9번아이언으로 이 홀에서 홀인원을 잡은데 이어 3라운드에서도 8번아이언으로 또다시 홀인원을 추가했다.

마시가 두번의 홀인원 대가로 받은 상품이 특이하다.

여느 대회에서처럼 고가의 자동차나 고액의 보너스가 아니라 포도주였다.

그는 대회 규정에 따라 1야드당 포도주 한병씩,모두 3백40병의 호주산 포도주를 부상으로 받았다.

소감도 부상 못지 않게 유머러스하고 특이했다.

그는 "포도주 감식가가 되는데 이처럼 좋은 선물이 없다.

아마 골프를 그만둬야 할지도 모르겠다"고 말했다.

한 골프 호사가는 마시와 같은 진기록이 나올 확률을 4만분의 1로 계산했다.

그런데도 불구하고 마시는 4라운드 합계 4오버파 2백92타로 공동 9위에 그쳤다.

김경수 기자 ksm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