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세청 검찰 금융감독위원회 등 이른바 '힘있는 기관' 출신들이 상장기업 사외이사직을 대거 차지한 것으로 나타났다.

전직 장관 14명을 포함, 검찰총장 지방국세청장 등 고위직 공무원, 대학총장 시민단체 군장성 출신도 적지 않은 것으로 파악됐다.

26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지난 6월말 현재 6백67개 상장사 사외이사의 전직을 조사한 결과 국세청 출신이 50명으로 가장 많았다.

이어 검찰 41명, 법원 34명, 재정경제부(옛 재무부ㆍ경제기획원ㆍ기획예산처ㆍ금융감독위원회 포함) 21명, 금융감독원(옛 증권ㆍ은행ㆍ보험감독원 포함) 20명, 감사원 6명 등이었다.

국세청의 경우 사외이사직을 맡고 있는 지방국세청장 출신은 14명에 달했고, 일선 세무서장 출신도 9명이었다.

검찰 출신으로는 검찰총장을 지낸 사외이사가 4명이었고 고검장 검사장 지청장 경력을 보유한 사람도 14명에 이르렀다.

금융감독원 출신도 부원장 부원장보 국장 등 고위직 출신이 많았다.

대학총장을 역임한 사외이사는 4명, 청와대 비서실 출신은 12명, 군인 출신은 13명, 언론계 출신은 19명이었다.

각 분야에서 이름을 날린 유명인들도 상당수가 사외이사로 활동 중인 것으로 파악됐다.

옛 경제기획원장관과 서울시장, 한나라당 총재를 지낸 조순씨는 SK㈜의 사외이사로 활동하고 있다.

정보통신부장관과 경제수석을 맡았던 이석채씨(코오롱유화, 두산중공업), 외환위기 당시 경제수석을 지낸 김인호씨(삼천리)도 사외이사로 뛰고 있다.

시민단체 출신으로는 참여연대 사무처장으로 활약했던 박원순씨가 포스코에서, 민주언론운동시민연합 정책위원이었던 김동민씨는 SBS에서 각각 사외이사로 일하고 있다.

주용석 기자 hohobo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