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전자[066570]가 자회사 덕분에 함박웃음을 짓고 있다.

한미 증시 동시 상장으로 모회사 주가에 긍정적 영향을 주는가 하면 급성장이예상되는 디지털TV 부문에서 상당한 로열티 수입까지 벌어들이면서 맹활약할 것으로전망되기 때문이다.

21일 업계에 따르면 오는 23일 한국과 미국 증시에 동시에 상장되는 LG필립스LCD(LPL)는 상장을 통해 보이지는 않지만 모회사인 LG전자에 도움을 주고 있다.

증시 전문가들은 LPL의 상장을 통해 LG전자 지분 가치가 제대로 평가될 수 있고구주매출 방식 병행으로 투자자금 회수가 가능하며 LG필립스LCD의 7세대 라인 건설자금을 댈 필요가 없어졌다는 점 등을 들어 모회사에 긍정적 요인으로 작용할 것으로 보고 있다.

영업실적면에서 LPL은 LG전자에 더욱 더 보배같은 존재다.

2.4분기 LG전자의 경상이익 6천736억원 중 LPL의 지분법 이익이 무려 3천529억원을 차지했기 때문이다.

`잘 나가는' LPL과는 달리 최근 수년간 적자를 기록하면서 모회사에 주름살만안겼던 `미운 오리' LG필립스디스플레이(LPD)는 2.4분기에 흑자로 돌아서면서 모처럼 LG전자에 웃음을 안겼다.

이 회사는 올 2.4분기에 1천140만달러(한화 약 132억원. 구조조정 비용 제외)의순익을 내면서 그리 많지는 않지만 지분 50%를 보유한 LG전자에 지분법 평가이익을`선물'했다.

LG전자가 지난 99년 100% 지분을 취득한 자회사인 미국의 제니스사 역시 미국식디지털TV 전송방식에 대한 원천특허 보유로 앞으로 LG전자에 많은 지분법 평가이익을 안겨줄 것으로 보인다.

이와관련 LG전자 고위관계자는 19일 열린 IR(기업설명회)에서 "제니스사가 현재다른 업체들과 로열티 협상을 진행중이지만 대당 로열티가 얼마나 될지 아직은 알수 없으며 일부는 크로스라이선스 형태가 될 수도 있다"고 말하고 "협상이 끝나면특허기술을 쓰는 업체들은 과거 사용분까지 소급해 로열티를 내야한다"고 강조했다.

지금까지는 DTV 시장 성장을 위해 로열티를 받지 않았지만 이제 IT 선진국인 한국에서도 미국식 DTV 방송이 실시됨에 따라 본격적 성장의 발판을 마련했다고 보고권리행사에 나선 것이다.

현재 전세계에서 미국식 디지털TV 전송방식을 채용해 DTV를 생산중인 업체는 50여개로 이들이 3년전 생산제품까지 소급해 로열티를 지급할 경우 제니스의 로열티수입 규모는 물론 모회사인 LG전자의 이익도 상당히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회사 관계자는 "자회사로 인한 걱정거리가 이제는 완전히 없어졌다고 볼 수 있다"며 "자회사들 덕분에 회사실적 향상에 대한 기대가 높아지면서 일부 직원들은 표정관리 해야 하는 것 아니냐는 우스갯소리를 할 정도"라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 김남권기자 south@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