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대문에 일본 바이어들의 발길이 잦아지고 있다.

일본 경기가 회복되면서 동대문이 수출업체를 중심으로 잃었던 생기를 조금씩 되찾고 있다.

청바지 수출을 전문으로 하고 있는 S&J의 장종빈 사장은 요즘 일본 바이어들을 맞느라 분주하다.

작년 이맘때보다 일본 수출물량이 1백% 이상 늘어서다.

장 사장은 "일본 거래처에 보내는 가을 샘플량이 예년보다 평균 40% 이상 늘었다"며 동대문 의류 시장의 하반기 경기를 조심스레 낙관했다.

동대문의 원단업체 현우실크도 일본행 물량이 작년보다 2배 정도 늘었다.

백승기 사장은 "작년엔 석달에 한번꼴로 찾아오던 바이어가 최근 들어서는 한달에 한번꼴로 찾아온다"고 말했다.

고급 원단을 소량씩 주문하는 방식이라 물량이 많지는 않지만 일본 바이어들이 더 이상 중국으로 가지 않아 희망적이라고 그는 전했다.

무역협회 동대문 외국인구매안내소에 따르면 상반기 일본 바이어 상담건수는 6백36건으로 지난해보다 45.9% 늘었다.

수출 알선 물량도 6억6천만여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4억여원보다 64.4% 증가했다.

고동철 소장은 "일본 경기가 회복되면서 다양한 구색을 갖춘 한국 의류에 대한 주문이 덩달아 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일본에 한국산 의류 매장이 많이 생겨 서로 경쟁하는 상황"이라며 신상품 시판이 더뎌 일본 바이어들의 요구를 제대로 맞춰 주지 못해 안타깝다고 덧붙였다.

한국산 의류가 인기를 끌자 일본에서는 한국 의류 취급업자들이 새로 등장하거나 일부 기존 업자들이 신규 점포를 여는 것으로 알려졌다.

무협에 따르면 낙지를 재료로 하는 전문식당 체인점 '힛파리다고'를 운영하고 있는 아게노 사장은 최근 의류 판매사업에 뛰어들었다.

지난 6월 중순부터 방한하기 시작한 그는 벌써 세 번이나 동대문 도매시장을 둘러 보았다.

일본 오이타현에서 한국 의류 전문매장 '바비돌'을 운영하는 다카도리씨는 한 번 방한하면 7백만원어치를 구입해 가는 큰손이다.

그는 의류사업 재미가 좋아 구마모토에도 비슷한 컨셉트의 지점을 새로 냈다.

의류업체 패션BB의 박미란 사장은 "일본 바이어들은 간단한 디자인을 대량 구입할 때는 중국을 찾고 복잡한 디자인을 빠른 시일내에 소량 원할 때는 동대문을 찾는다"며 주문에 신속하게 응할 수 있는 경쟁력 있는 업체들이 재미를 보고 있다고 말했다.

신용남 동타닷컴 사장은 "일본은 우리보다 의류 유통 시장이 5배 이상 크다"며 일본 바이어들의 발길이 늘어나는 것은 고무적이라고 말했다.

고급 원단을 소량씩 주문해 물량이 많지는 않지만 일본 바이어들이 더 이상 중국으로 가지 않아 희망적이라고 관계자들은 전했다.

송주희 기자 yok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