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캘리포니아에서 가장 오래 산 할머니가 지난 12일 112세를 일기로 타계할 때까지 가장 즐겼던 것은?" 정답은 아침 베이컨과 커피, 잠자기 전에 때때로 즐기던 칵테일. 미국 서부 최대 일간지 로스앤젤레스 타임스는 17일 최근 할리우드의 한 양로원에서 세상을 뜬 '멋쟁이 할머니' 엘마 코닝이 커피와 함께 베이컨으로 아침을 때우고 후식으로는 파이 한 조각, 특별한 경우 잠자리에 들기 전 술 한 잔(a nihgtcap)을 즐겼다고 전하면서 그는 또 프로야구 메이저리그 LA 다저스의 열성팬이자 양로원입주자회의에서도 왕성한 활동을 했다고 소개했다.

죽는 날까지 깔끔하게 옷을 입어 다른 할머니들이 긴장 없이 그저 그런 옷을 입고 있는 것을 못마땅해 했던 그는 간호사의 도움을 받아 매일 아침 자신의 이름이새겨진 옷을 입었다.

많은 나이에도 화장에다 귀걸이, 진주목걸이, 검정 구두를 챙겨 신었고 매주 수요일에는 파마를 하고 매니큐어를 칠하는 등 몸치장도 게을리하지않았다고 타임스는 덧붙였다.

로스앤젤레스 캘리포니아대(UCLA) 의과대 스티븐 콜스교수는 "손등을 보기 전까지 코닝 할머니의 나이가 믿어지지 않았다"며 "지난 1908년 편도선 제거수술을 받은것을 제외하곤 단 한번도 병원신세를 지지 않았다는 말을 듣고 다시 한번 놀랐다"고말했다.

코닝은 지난 1956년 남편 타계 이후 재혼하지 않고 지난 1960년 은퇴할 때까지가정교사와 주부로 일해왔다.

교회활동도 열심이었던 코닝은 102세가 될 때까지도 기력이 왕성해 캘리포니아샌 라파엘에 살고있는 아들 집에 가기 위해 비행기를 타러 갈 때도 양로원 직원들에게 "걱정마. 내 가방에 바퀴가 달려있잖아"하며 도움받기를 거부, 손수 짐을 옮기기도 했다고 관계자들은 전했다.

양로원 동료 버지니아 팔룸보(83)는 "내가 94년 가을에 입주했는데 그 때 그 분은 102세였다.
2층 계단을 오르내릴 정도였다"고 말했다.

코닝 할머니는 늘 라디오를 늘어놓고 다저스 중계를 들으면서 잠을 청했고 지난1963년 월드시리즈에서 샌디 코팩스가 뉴욕 양키스 타자 15명을 삼진으로 처리했을때 환희를 기억했다고 그의 아들 러셀은 말했다.

다른 이들처럼 특별한 음식조절을 하지 않았으나 우유는 알레르기 때문에 전혀입에 안댔다.

간호사가 몸을 씻겨줄 때 조용히 숨을 거둔 코닝은 전세계에서 17번째 고령이었고 미국 내에서는 7번째 장수노인. 장수문제를 연구하고 있는 콜스 UCLA교수는 또 사망 이틀 뒤인 지난 14일 코닝의 시신을 부검한 결과 겉으로 보기에 깔끔했던 것과 마찬가지로 폐와 심장, 신장,간 모두 아주 깨끗했다고 말했다.

(로스앤젤레스=연합뉴스) 김용윤특파원 yykim@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