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최대규모의 자산운용사인 한국투자증권(한투운용)과 대한투자증권(대투운용)의 매각 우선협상 대상자로 동원금융지주회사와 영국계 보험ㆍ자산운용회사인 PCA가 각각 선정됐다.

이로써 PCA의 대투 인수가 기정 사실화돼 외국계가 주식시장은 물론 자산운용시장까지 장악, 한국의 자본시장이 외국 자본의 텃밭으로 전락하고 국내 기업에 대한 외국인의 경영 간섭이 보다 심해질 것이란 우려가 강해지고 있다.

재정경제부 산하 공적자금관리위원회는 14일 전체회의를 열고 6개 회사가 제출한 최종 입찰제안서를 심사, 이같이 결정했다고 발표했다.

또 이들과의 협상이 결렬됐을 때에 대비, 예비 협상대상자로 미국 투자펀드인 칼라일(한투증권)과 하나은행(대투증권)을 지정했다고 덧붙였다.

공자위 관계자는 한투 대투증권의 매각과 관련, "인수가격은 물론 금융산업 발전과 회사 경쟁력 강화에 얼마나 기여할지, 그리고 사후손실 보전은 어느 정도 요구했는지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했다"고 설명했다.

재경부와 예금보험공사는 우선협상 대상자들과 앞으로 45일간 본계약 체결을 위한 구체적인 세부 조건을 협상하며 결렬될 경우 예비협상 대상자들과 재협상을 시작한다.

두 증권사의 매각 가격은 부분적인 사후 손실보전을 어느 정도까지 하느냐에 따라 달라질 수 있으나 현투증권의 매각가격(3천5백억원대)보다 높은 4천9백억원 안팎이 될 것으로 알려졌다.

정부는 한투증권과 대투증권의 매각이 완료되는 시점에서 두 증권사의 영업용 순자본비율이 1백50%가 되도록 약 2조9천억원 안팎의 공적자금을 투입한다는 방침이다.

이와 관련, 금융계는 특히 대투증권이 외국계로 넘어가는 점을 주목하고 있다.

외국계 투신의 수탁고 비중이 현재의 39.5%에서 PCA의 대투 인수 이후 49.3%로 급증하기 때문이다.

여기다 세계 최대 자산운용사인 피델리티가 연말께부터 국내 영업을 본격화하면 외국계 비중이 50%를 넘어서는 것은 시간문제라는게 업계 관계자들의 공통된 분석이다.

장진모ㆍ박수진 기자 j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