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경기 회복세가 인플레 우려 등에 영향받아 주춤하는게 아니냐는 관측이 최근 월가에서 잇따라 나오는 가운데 6일 발표된 미공급관리협회(ISM) 지수들도 유사한 패턴을 보였다고 블룸버그와 월스트리트 저널이이날 일제히 분석했다.

월가 전문가들은 블룸버그와 파이낸셜 타임스에 ISM의 6월 주요 지수들의 추세가 `전체로는 어둡게 나왔으나 각론에서는 경기 회복에 속도가 붙을 수 있음'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입을 모았다.

그러나 미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가 금리인상 쪽으로 정책의 기조를 바꾼 것이미국의 국내총생산(GDP) 성장을 위축시키는 결과로 이어질 수 밖에 없을 것이라는점도 상기시켰다.

ISM의 핵심 지표인 비제조업지수는 6월에 59.9를 기록해 전달의 65.2에 비해 크게 떨어진 것으로 나타났다.

이 지수의 월간 하락폭은 9.11 테러 직후인 지난 2001년 10월 이후 가장 큰 것이다.

또 월가에서 기대했던 63에도 못미치는 수준이다.

뉴욕 소재 다이와 증권의 마이클 모란 수석애널리스트는 블룸버그에 "지난 몇달간의 회복세가 앞서에 비해 이례적으로 강했던 점을 감안할 때 (비제조업)지수가 다소 하락한 것은 어떻게보면 당연하다고 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앞서 6월의 비제조업지수가 60 수준으로 떨어질 것으로 예상했다.

모란은 지수가 하락했음에도 불구하고 경기확장 국면을 의미하는 50선을 15개월째 초과했음을 상기시키면서 ISM의 하위 지수들인 주문과 고용지수들도 "모두 긍정적"으로 나왔음을 강조했다.

코네티컷주 그리니치 소재 RBS 그리니치 캐피털의 스테픈 스탠리 수석애널리스트도 블룸버그에 지난주 미노동부가 발표한 6월의 신규고용 규모가 11만2천명으로당초 기대의 절반에도 채 못미치는 실망스런 것이기는 하지만 이것이 "일시적 현상이라는 판단"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를 "경기가 딸꾹질하는 것"이라고 표현했다.

리치먼드연방준비은행의 알프레드 브로어더스 총재는 블룸버그에 "최근 나온 경제 지표들에서 `잡음'을 제거하는 것이 정말 어렵다"면서 "경기 회복에 진짜 제동이걸린 것인지를 판단하기까지 좀 더 시간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펜실베이니아주 홀랜드 소재 나로프 이코노믹 어드바이저스의 조엘 나로프 사장은 블룸버그에 "ISM 지수들이 묘한 내용"이라면서 "한마디로 전체로는 어둡지만 자세히 들여다보면 경기 전망이 무척 밝다는 점을 시사하기도 한다"고 분석했다.

블룸버그는 그러나 FRB의 금리 인상이 이어질 것으로 관측되는 상황에서 미국소비자들이 인플레를 우려하기 시작한 조짐들이 완연하다면서 한 예로 세계 최대 유통업체인 월마트가 지난달말 1년 6개월여만에 처음으로 월 판매목표를 하향조정했음을 상기시켰다.

또 미국의 자동차 판매가 지난달 연간 기준으로 1천540만대에 그쳐 월가 예측치인 1천680만대에 못미쳤음도 지적했다.
5월 판매는 1천780만대를 기록했다.

그러나 월스트리트 저널은 뉴욕 소재 비즈니스 분석기관인 컨퍼런스 보드가 지난주 발표한 소비자신뢰지수가 2년여 사이 가장 높은 수준을 기록했음을 상기시키면서 경기 전망이 마냥 어두운 것만은 아니라고 지적했다.

저널은 이와 관련해 ISM의 비제조업신규주문지수가 6월에 62.4로 전달보다 상승했으며 고용지수의 경우 57.4로 지난 97년 7월 이 지수가 첫 발표되기 시작한 후 가장 높은 수치를 기록했음을 강조했다.

ISM 지수들은 62개 산업 쪽의 최고경영자와 구매담당자 370여명을 대상으로 매달 조사돼 그 결과가 발표된다.

(서울=연합뉴스) 선재규 기자 jksun@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