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주식시장이 급등락세를 보이자 정해진 조건에 따라 기계적으로 거래하는 "시스템트레이딩"이 인기를 끌고 있다.

주로 주가지수선물에 투자하는 시스템트레이딩은 하루 변동폭이 클수록 이익을 올릴 가능성이 큰 데다 개인의 주관적 감정이나 느낌을 배제하기 때문에 거래의 불안감이 대폭 줄어드는 게 장점이다.

시스템트레이딩이 대박을 불러오는 '도깨비 방망이'로 인식되는 것도 이런 이유에서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시스템트레이딩이 안정적 수익을 추구하는 거래기법이라고 입을 모은다.

최근의 고수익은 주가의 단기 급등락에 따른 일시적인 현상이란 설명이다.

◆주관적 감정을 배제한 과학적 기법

시스템트레이딩은 과학적인 매매기법이다. 개인적인 감각이나 욕망은 철저히 배제된다. 일단 투자자의 성향에 맞게 전략이 세워지면 그 다음은 정해진 프로그램에 따라 매매가 이뤄지기 때문이다. 그 역할은 컴퓨터가 맡는다. 추세선을 따라 매수 및 매도 타이밍이 미리 입력돼있어 거래과정에서 개인이 개입할 소지는 거의 없다. 물론 매매타이밍 등에 대한 전략을 짤 때는 투자자의 성향이나 목표 수익률 등이 반영된다. 하지만 일단 컴퓨터가 켜지고 장이 열리면 상황은 달라진다. 기계적으로 거래가 이뤄져 투자자는 '간접 참여자'에 머무는 셈이다.

객관적 투자가 가능한 것은 코스피200 등 주 공격대상이 선물이기 때문이기도 하다. 양방향으로 투자가 가능한 선물은 주가의 상승장뿐 아니라 하락장에서도 매도포지션으로 이익을 올릴 수 있다. 물론 옵션이나 현물(주식)에도 시스템트레이딩이 활용되나 선물에 비하면 아직은 미미한 수준이다.

◆기본 원칙은 안정적인 수익 확보

지난달 증권사 일부 지점에서는 한달 누적 수익률이 80%에 이르는 계좌가 속속 나타났다. 고수익이 창출된 이유는 간단하다. 지난 4월 이후 하루 일교차(주가지수의 최고점과 최저점 차이)가 30포인트에 육박하는 널뛰기 장세가 펼쳐졌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일교차만큼 이익을 낳은 시스템트레이딩이 증권가에선 '대박 제조기'처럼 인식되기에 이르렀다.

대신증권 관계자는 "주가 급등락장이란 특수 환경아래 시스템트레이딩 계좌가 고수익을 올린 경우가 적지 않았다"며 "하지만 이는 일시적인 현상일 뿐 시스템트레이딩의 원래 취지와는 다른 것"이라고 설명했다. 시스템 트레이딩의 원래 목적은 개인의 감정을 배제한 합리적 거래를 통해 안정적인 수익(금리 이상)을 올리는 것이란 얘기다.

물론 상황이 허락할 때는 고수익이 나기도 한다. 수익률과 관련해 빼놓을 수 없는 게 투자 전략이다. 주가 움직임,하루 변동폭 등을 감안해 리스크를 감수한 고수익형 매매전략을 짤 수도 있다. 그것은 고객의 몫이다.

김진수 기자 tru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