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무현 대통령은 2일 "스크린쿼터(한국영화 의무상영일수) 문제를 해결해야 할 시점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노 대통령은 이날 제17차 한·미 재계회의에 참석한 양국 기업인들을 청와대로 초청,오찬을 함께하는 자리에서 "스크린쿼터 문제가 한·미 상호투자협정(BIT)을 위해 빨리 해결되기를 바란다"는 미국측 참석자의 말에 이같이 답하고 "양국 영화계가 이 문제에 대해 보다 적극적인 대화와 협의를 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노 대통령은 규제 완화에 대해 "법과 제도를 합리적으로 개선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법의 해석과 적용이 중요하다"며 "그런 점에서 규제행정 서비스를 꼭 개선할 것이며 한국 정부의 노력을 믿고 투자해 달라"고 당부했다.

노동 문제에 대해서는 "지금은 좀 시끄럽지만 대화와 타협의 문화가 정착될 것을 확신한다"고 말했다.

양국 재계는 이날 서울 신라호텔에서 열린 한·미 재계회의에서 자유무역협정(FTA) 체결을 위한 실무기구를 설치하고 FTA가 조속히 체결되도록 공동 노력한다는 데 합의했다.

양측은 FTA 추진의 전제조건이 되고 있는 BIT 타결 가능성이 높아졌다는 데 인식을 같이하고 최종 타결까지 총력을 기울이는 한편 FTA 관련 실무기구를 각각 설치,양국 정부에 적극 건의키로 했다.

양국 재계는 또 한국 정부와 협력,이공계 대학 졸업자들을 위한 일자리 창출 방안인 '윈윈 프로젝트'를 적극 추진하는 것을 논의했다.

이 프로젝트는 전경련이 산업자원부와 주한 미국 상공회의소(AMCHAM·암참)에 제안한 것으로 국내 이공계 인력을 외국 기업의 국내 R&D(연구개발)센터에 취직시켜 주고 정부가 이들의 임금 일부를 지원해주는 방안이다.

미국의 비자발급 문제와 관련해서는 기업추천 프로그램의 운영기한 연장을 비롯한 각종 인터뷰 면제기회 확대,환승객에 대한 비자 면제 등을 통해 한국 국민들의 불편을 최소화하도록 양국 기업인들이 공동 노력키로 했다.

이날 회의에는 한국측에서 조석래 효성 회장(한국측 위원장)과 현명관 전경련 부회장,한승주 주미대사 등 35명,미국측에서 모리스 그린버그 AIG 회장(미국측 위원장)과 윌리엄 오벌린 암참 회장,토머스 허바드 주한 미대사 등 40명이 참석했다.

허원순·장경영 기자 huhw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