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일 5년 임기의 제9대 독일 대통령에 취임한르스트 쾰러(61)는 독일 최초의 금융 전문가 출신 대통령이다.

지난 3월 독일 3개 보수 야당이 대통령 후보로 추천하자 그는 임기가 1년 가량남은 국제통화기금(IMF) 총재직을 던지고 독일로 돌아왔다.

그는 후보로 선정된 직후 부터 독일 정치권과 국민들에게 경제난을 극복하고 복지국가 체제를 유지하기 위해선 일정 부분 복지를 축소하는 등 과감한 경제개혁이필요하며, 국제감각을 길러야 한다고 주장해왔다.

지난달 1일 시판된 자신의 새 책에서도 그는 현재 독일이 처한 경제.사회적 어려움의 상당 부분이 통일 전 부터 과도한 복지를 감축하는 등의 구조조정을 했어야하는데 이를 철저하게 시행하지 못했기 때문이라고 강조했다.

역사의 전환기와 세계적 변화의 시대에 독일의 개조가 필요하다는 지론을 갖고있는 그는 "시민들이 격려하고 고무하며, 비관주의에 빠지지 않고 미래를 준비할 수있도록 하는 것"이 자신의 의무라며 미국인의 낙관주의를 높게 평가했다.

금융전문가이자 오랜 외국 생활로 국내 실정과 서민들의 어려움을 모른다는 비판을 받는 그는 "독일 전역을 돌며 시민들과 만나 의견을 귀기울여 듣고 서민들의걱정과 두려움을 살펴볼 것"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또 "미국이 이라크 정책과 관련해 힘을 최우선시하며 오만하게 행동해 왔으며,이라크에서 올바른 전후 전략을 마련하는데도 실패했다"고 비판해 자신을 추천한,친미 성향의 보수 야당 지도부를 당황하게 만들기도 했다 경제학을 전공한 그는 1969년 튀빙엔 응용경제학연구소 연구원으로 사회생활을시작해 1976년 부터 경제.재무부에서 근무했다.

1990년 재무차관이 된 그는 마스트리히트 조약 협상에 참여하면서 헬무트 콜 전총리가 가장 신뢰하는 금융.경제 자문관으로 부상하고 국제적으로 이름이 알려졌다.

1993년 부터 독일 저축은행 조합장을 지내던 그는 1998년 유럽부흥개발은행장으로 부임하며 국제 금융계에 데뷔했다.
지난 2000년 게르하르트 슈뢰더 총리의 추천으로 당시 독일 몫이던 국제통화기금(IMF) 총재에 올랐다.

그는 공무원 시절인 1981년 당시 집권당인 기독교민주연합에 가입했으나 정치인이라기 보다는 금융 전문가로서 외길을 걸어온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부인 에바(57) 씨와의 사이에 문학을 전공하는 시각장애인 딸 울리케(29) 씨 와경제학도인 아들 요헨(26) 씨를 두고 있다.

1943년 인구 1천여 명의 동부 폴란드 소읍에서 태어난 그는 8남매 가운데 둘째로 태어났다.
부친 사망 후 공장에서 일하며 뒷바라지해준 노모가 팔순이 넘어 돌아가시기 전까지 모시면서 아침 저녁 이부자리를 살핀 효자로 알려져 있다.

일간 빌트에 따르면 쾰러 차기 대통령은 하루 최소 5km를 뛰고 축구와 탁구를좋아하는 스포츠광이다.
또 엘리베이터 타기를 싫어해 14층에 있던 뉴욕 IMF 총재사무실에도 거의 늘 계단을 이용해 오르내렸다.

(베를린=연합뉴스) 최병국 특파원 choibg@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