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이 있는 휴가풍경] '물만난' 첩보 ·스릴러물..'제3의 시나리오'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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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더운 여름 첩보·스릴러 소설은 더위를 쫓아주는 좋은 친구다.
독자들의 시선을 한 순간도 놓아주지 않는 스피디한 사건 전개와 긴장감 넘치는 문체,전문 지식을 바탕으로 한 치밀한 구성 등을 따라가다 보면 더위는 어느새 저만치 물러나 있게 마련이다.
최근 출간된 첩보·스릴러 소설물 중 해외 작품으로는 '존 그리샴 베스트 컬렉션'(시공사),톰 글랜시의 '레인보우 식스'(노블 하우스)가 있으며 국내 작품으로는 김진명의 '제3의 시나리오'(랜덤하우스중앙) 등이 볼 만한 것들이다.
액션 스릴러와 법정 스릴러 분야에서 세계적 명성을 얻고 있는 톰 글랜시와 존 그리샴은 첨단 과학이나 전문 지식이 작품 소재가 되는 테크노 스릴러의 거장이자 작품 출간 전부터 출판사와 할리우드 영화사에서 수백만달러에 달하는 저작권료를 받는 흥행의 보증수표이기도 하다.
'존 그리샴 베스트 컬렉션'은 작가의 대표작을 모아 선보이는 시리즈.변호사 출신인 그리샴은 직업의 전문성과 특수성을 소설에 훌륭하게 적용하는 작가로도 이름 높다.
이번에 출간된 작품들은 담배회사를 상대로 한 수백만달러 소송을 다룬 '사라진 배심원',젊은 변호사가 자신이 일하는 법률회사의 진실을 추적하는 '그래서 그들은 바다로 갔다',여자 법대생이 쓴 대법원판사 살인사건 시나리오가 현실에서 이뤄지는 '펠리칸 브리프',변호사의 자살 장면을 목격한 꼬마 의뢰인의 사건을 맡은 '의뢰인' 등 4편으로 모두 영화로 제작된 것이 공통점이다.
작가는 소설을 통해 힘 없고 약한 개인이 돈과 권력을 쥔 사람들과 조직에 의해 고통받고,기득권자들에 의해 법이 악용·남용되는 사회 현상들을 날카롭게 파헤친다.
국내에 7년 만에 소개되는 톰 글랜시의 '레인보우 식스'는 인류의 종말을 기도한 거대한 테러집단에 맞서 싸우는 다국적 대테러부대 '레인보우'의 활약상을 그린 작품이다.
작가는 올림픽을 앞두고 연이어 일어나는 끔찍한 테러와 그 테러집단 배후에 자리잡은 광신적인 환경주의자 집단의 음모를 추적한다.
탄약이 가득찬 권총을 능숙하게 다루는 대원들의 모습과 건물이 폭파되고 총알이 난사되는 장면 등 작가 특유의 생생한 액션 묘사가 독자들로 하여금 시종일관 손에 땀을 쥐게 만든다.
이 소설은 PC게임으로도 만들어져 큰 인기를 끌었으며 미국에서는 98년 초판만 2백만부 팔려 나갔다.
'무궁화 꽃이 피었습니다'의 저자 김진명이 내놓은 신작 '제3의 시나리오'는 한반도를 둘러싸고 벌어지는 미국의 군사전략을 소재로 삼은 첩보소설.주한 미군 재배치,이라크 파병 문제 등 최근 논란이 되고 있는 한반도의 현재 상황을 다루고 있다.
한·미 관계를 다룬 소설을 쓰다가 베이징에서 살해당한 작가의 죽음을 수사하는 장민하 검사,미국의 도청기술에 도전장을 내민 탈북자 출신 도청기술 전문가 김정한,남한을 방문 중인 김정일 국방위원장을 암살하기 위해 남파된 북한 특수부대 교관 강철민 중좌 등이 거대한 미국 정보기관과 맞서 숨막히는 대결을 펼친다.
김재창 기자 char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