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생 다래에서 추출한 항알레르기 물질,복분자를 활용한 다이어트 식품개발,가시오가피에서 추출한 성장 촉진제….' 한반도에서 자생하는 토종 식물에서 추출한 신약 및 기능성 식품 소재들이 쏟아져 나오고 있다. 과학기술부 자생식물이용기술개발사업단(단장 정혁)은 지난 2000년 출범 이래 현재까지 자생식물을 활용해 개발한 23건의 관련기술을 국내외에 이전,최대 1천2백억원 상당의 로열티 수입을 올릴 전망이라고 23일 밝혔다. 바이오벤처인 팬제노믹스가 다래에서 추출한 항알레르기 물질은 대표적 성공사례로 평가된다. 이 물질은 미국 제약회사인 에피카스에 10년간 최대 1억달러 상당의 로열티를 받는 조건으로 최근 기술수출됐다. 사업단은 국내외에 1백95건의 특허를 출원했으며 3백13건의 논문을 학술지에 발표했다. 국내에 자생하는 식물은 모두 4천여종에 이른다. 애기장대(아라비돕시스),상심자(오디),참싸리,도라지,수리취,자생오갈피,섬오갈피,해동피 등이 특히 관심을 끌고 있다. 자생식물 연구가 이처럼 활기를 띠고 있는 것은 한의학이 중시하는 본초학(本草學) 전통에 따른 것으로 관계자들은 분석하고 있다. 유규근 자생식물이용개발사업단 사무국장은 "국내 자생식물 관련 정보는 허준의 동의보감 등에 체계적으로 정리돼 있다"며 "국내 연구진이 이를 활용해 희귀한 신약 물질들을 찾아내고 있다"고 설명했다. 사업단은 2010년까지 10년 동안 1천4백71억원을 투입해 국내 자생식물자원의 국가 종합관리체제를 구축할 계획이다. 이 사업에는 27개 대학을 비롯한 38개 기관과 9백10명의 연구원이 참여한다. 자생식물을 활용한 천연신약 소재,신품종,신기능성 식품 및 의약 등 고부가가치제품을 개발,연간 1조원 이상의 산업가치를 창출한다는 목표다. 오춘호 기자 ohchoo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