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럼즈펠드 미국 국방장관은 17일 이라크 포로 한명을 국제적십자사위원회(ICRC)의 포로명단에 기재하지 않은 채 불법 감금한 사실을시인하면서 조지 테닛 중앙정보국(CIA) 국장의 서면 요청 때문이었다고 밝혔다. 그는 이날 "테러조직 안사르 알-이슬람의 고위 조직원으로 믿어지는 이라크인한 명을 구금해달라는 요청을 CIA국장으로부터 받고 그렇게 했다"면서 "우리는 그를즉각 (포로명단에) 기재하지 말아달라는 요청을 받았고 그렇게 했다"고 말했다. 미국 언론과 인권단체들은 최근 안사르 알-이슬람 조직원이라고만 알려진 한 이라크인 포로가 작년 7월 체포된 뒤 포로명단에 기재되지 않은 채 7개월 이상 부당하게 감금당했다며 문제를 제기해 왔다. 제네바 협정은 전쟁포로에 대한 즉각적인 등록을 의무화하고 있다. 럼즈펠드 장관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불법감금 지시를 시인한 뒤 정확한 이유를묻는 질문에 "테닛 국장에게 물어봐라"면서 "그것(불법감금 요청 문건)은 기밀 서류"라고 구체적인 이유를 밝히지 않았다. 국방부 관계자는 문제의 포로가 7개월 이상 바그다드공항 인근의 한 수용시설에비밀리에 감금돼 있다가 지난달 일반 수용소로 옮겨졌다면서 군당국으로 신병이 넘어오기 전 이라크 밖에서 CIA로부터 4개월 이상 감금돼 있었다고 전했다. 댄 델러토 국방부 고문변호사는 "훨씬 더 빨리 그를 (포로명단에) 기재했어야했다"면서도 긴급한 군사적 목적을 위해서라면 한동안 포로명단을 기재하지 않을 수도 있다고 주장했다. (워싱턴 AFP=연합뉴스) jh@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