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북 봉화에서 태어난 흰사슴이 생후 8일만에죽어 주민들이 안타까워하고 있다. 흰사슴은 병으로 숨진 것이 아니라, 모방송사의 무리한 촬영으로 인해 다른 사슴에게 온몸이 밟혀 죽었다. 봉화군 소천면 분천2리 이중수(52)씨의 농가에서 지난 6일 새벽 태어난 흰사슴이 생후 8일째인 14일 오전 10시께 사슴우리 내에서 다른 사슴에게 2차례에 걸쳐 몸이 밟혀 숨졌다고 이씨가 16일 밝혔다. 당시 마을 주민 등 200여명이 사슴우리 주변에 운집한 가운데 모방송국 취재진이 우리내에 들어가 사슴을 촬영했으며 이에 놀란 우리내 큰사슴 11마리(수컷 1마리,암컷 10마리)와 흰사슴을 포함한 새끼사슴 6마리가 이리뛰고 저리뛰며 날뛰던 중 흰사슴이 큰사슴의 다리에 밟히게 됐다. 사슴 주인 이씨는 당시 출타 중이었으며 방송국측이 촬영을 위해 동네주민을 모은 뒤 한 주민이 무심코 사슴우리를 열면서 불상사가 발생해 이씨는 더욱 애통해 하고 있다. 흰사슴은 당일 방송국 취재진에 의해 경북대병원으로 옮겨져 의료진 등이 유전자 분석 등을 하고 있으며 이씨는 흰사슴을 박제로 만들어 동물원에 기증할 것을 희망하고 있다. 특히 흰사슴을 잃어버린 어미사슴은 사흘째 먹이를 제대로 먹지 않고 있으며 젖이 퉁퉁 불은 상태에서 밤마다 새끼를 찾으며 울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이씨를 비롯한 주민들의 마음을 아프게하고 있다. 이씨는 "온몸에 점 하나 없이 온통 하얀색을 띤 흰사슴이 300년만의 길조라는소식에 온동네 주민들과 함께 기뻐했는데 무참하게 죽어 안타깝기 그지 없다"며 눈시울을 붉히면서 "모두가 내 책임이다"고 자책했다. 한편 봉화 흰사슴은 꽃사슴의 돌연변이로 10만 마리당 한 마리가 태어나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으며 동네 주민들은 흰사슴이 태어나자 길조(吉兆)라며 크게 반겼다. (봉화=연합뉴스) 문성규 기자 moonsk@yonhapnew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