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라인게임의 묘미는 역시 리니지로 대표되는 '롤플레잉게임(RPG)'에 있다. 장중한 분위기에 수십명 많게는 수백명이 한 팀을 형성, 성을 놓고 뺏고뺏기는 싸움을 벌이는 공성전도 PC용 온라인게임에서 맛볼 수 있는 매력이다. 98년 리니지가 등장한 이후 온라인 RPG가 꾸준하게 득세하고 있는 것도 이 때문이다. 최근들어서는 개발비만 수십억원이 투입된 블록버스터급 온라인게임들이 쏟아지고 있다. 개발사들이 사활을 걸고 선보이고 있는 대작게임의 진수를 맛보는 것도 이번 여름의 무더위를 이겨내는 요령이다. 엔씨소프트의 '리니지Ⅱ'가 지난해 선보인 이후 순수개발비만 1백억원에 이르는 대작게임들이 우후죽순으로 등장하고 있다. 리니지Ⅱ는 전작 리니지의 후광을 업고 동시접속자수가 11만명을 넘어서는 인기를 얻고 있다. 리니지의 인기도 여전하다. NHN이 처음으로 자체 제작한 온라인 RPG '아크로드'는 현재 비공개시범서비스 중이다. 가상의 고대 대륙 칸트라를 배경으로 휴먼 오크 문엘프 드래곤시온족의 영웅들이 세상의 모든 군주를 다스릴 수 있는 전설상의 고대유물 아콘을 차지하기 위한 연합과 배신의 역사를 그렸다. 공상과학(SF) 온라인RPG인 'RF온라인'은 최근 3차례에 걸친 비공개테스트에 23만명의 희망자가 몰릴 정도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CCR가 5년에 걸쳐 80억원을 투입해 개발한 이 게임은 우주공간을 배경으로 펼쳐지는 3차원 온라인게임으로 기존 온라인게임과 달리 정신적인 기술을 의미하는 포스시스템을 도입, 색다른 게임환경을 연출해냈다. 한빛소프트는 지난해 공개했던 '탄트라'를 한단계 업그레이드한 '탄트라 V2'를 내놓고 재기에 나서고 있다. 외산 대작게임으로는 미국 블리자드엔터테인먼트의 '월드 오브 워크래프트(WOW)'가 하반기 공개시범서비스에 나설 채비를 갖추고 있다. 블리자드의 첫 온라인게임인 이 게임은 게임 본연의 재미와 경험에 주력하는 블리자드의 게임개발 철학을 그대로 반영했다. 일정시간 이상 게임플레이를 하면 경험치 습득이 감소하는 장치도 마련돼 있다. 온라인게임시장이 대작게임 위주로 재편되고 있는 가운데 무협 온라인게임들도 주목받고 있다. 공개시범서비스 중인 씨알스페이스의 '디오'는 화려한 액션감과 임팩트를 갖춘 정통 무협 온라인게임으로 동시접속자수가 2만명에 이른다. 평생 무료서비스를 선언한 태울엔터테인먼트의 '시아'도 동시접속자수가 1만5천명을 넘어섰다. 인디21의 '구룡쟁패'는 최근 3차 비공개서비스 테스터 모집에서 사흘만에 1만5천명이 몰려들 정도로 주목받고 있다. 윤석호 CCR 사장은 "올 하반기는 대작게임들의 대격전이 예상된다"며 "그런 만큼 게이머들은 수준높은 온라인게임을 즐길 수 있는 기회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박영태 기자 py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