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형규의 '월요경제'] 경험 부족, 기억력 부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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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혼에 대한 속담ㆍ격언이 나라마다 참 많다.
러시아에선 "싸움터에 나갈 때는 한번, 바다로 나갈 때는 두번, 결혼할 때는 세번 기도하라"고 한다.
영국에선 "서둘러 결혼하면 천천히 후회한다"고 했다.
"결혼에는 고통이 있다. 그러나 독신에는 행복이 없다"는 아프리카 속담도 흥미롭다.
소크라테스의 말마따나 결혼은 해도 후회,안해도 후회인가 보다.
동양 3국에도 재미있는 속담이 있다.
한국에선 "된장 신 것은 일년 원수, 아내 못된 것은 백년 원수", 일본에선 "여자는 결혼 전에 울고, 남자는 결혼 후에 운다"고 했다.
가장 귀에 쏙 들어오는 것은 "결혼하는 것은 경험의 부족, 이혼하는 것은 이해의 부족, 재혼하는 것은 기억력의 부족"이라는 중국 속담인 것 같다.
뭐든지 닥치고 겪어봐야 알고, 그러면서 또 잊는게 인지상정인가 보다.
노사분규는 흔히 칼로 물베기라는 부부싸움에 비유되지만 올해도 '하투(夏鬪)'는 한치의 어김이 없다.
경험은 많지만 이해가 부족하고 기억력이 모자란 때문인 듯싶다.
마찬가지로 경제위기 논란은 이해 부족에서, 아파트 분양원가 공개 논란은 경험 부족에서 비롯된 것은 아닐까.
한낮엔 30도를 넘나드는 완연한 여름이다.
이번주엔 날씨만큼 후끈 달아오른 노동현장이 핫이슈다.
지난주 병원노조 파업, 자동차 4사 노조의 쟁의절차 돌입에 이어 택시노조 금속노조도 파업(16일)을 예고해 놓고 있다.
경제ㆍ민생 챙기기에 바쁜 대통령에게 큰 짐이 얹어진 꼴이다.
미국 신용평가회사인 S&P 연례협의단이 방한(16일)해 민주노총부터 방문하기로 한 게 이채롭다.
대통령은 16일 금융회사 대표들과 간담회를 갖고 중소기업 금융 지원 확대를 독려할 예정이다.
재정경제부는 이달말 확정지을 중소기업 종합대책 수립에 분주하다.
아울러 경제장관회의(18일)에선 추경예산 편성이 구체화될 전망이다.
강철규 공정거래위원장은 4대 그룹 총수와의 개별 면담 마지막 순서로 이건희 삼성 회장과 14일 만난다.
현안이 많은 삼성과의 회동인지라 결과가 주목된다.
감사원의 신용카드 특감 결과를 확정지을 감사위원회(17일)도 관심거리다.
경제지표로는 산업자원부의 5월 유통업체 매출(15일), 통계청의 5월 고용동향(17일), 한국은행의 5월 어음부도율(18일)이 발표된다.
이미 꺾인 모습인 5월 체감경기 지표와 비교해볼 필요가 있다.
영국의 역사가 토머스 칼라일은 "경험이란 최고의 교사이지만 수업료가 지나치게 비싸다"고 했다.
경험하고도 배우지 못했다면 수업료만 아까울 따름이다.
< 경제부 차장 ohk@hankyung.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