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우디아라비아 수도 리야드에서 12일 미국인 1명이괴한들의 총격으로 피살된 가운데 또 다른 미국인 1명이 실종되는 등 미국인을 겨냥한 테러가 잇따르고 있다. 특히 오사마 빈 라덴의 테러조직 알-카에다로 추정되는 단체가 이들 미국인에테러를 가했다고 주장하고 있어 진위 여부와 함께 세계 최대 산유국인 사우디의 정국안정 및 미국의 향후 대응책이 주목된다. 12일 리야드의 자택 주차장에서 주차하던 미국인 1명이 괴한들의 총격에 의해피살된데 이어 사우디 주재 미 대사관이 미국인 실종자 1명을 현지 당국과 함께 찾고 있다고 대사관측이 확인했다. 미 대사관은 사우디 체류 미국인들에게 사우디를 떠날 것을 거듭 권고했다. 알-카에다로 추정되는 한 단체는 성명을 통해 자신들이 리야드에서 미국인 1명을 살해한 데 이어 또 다른 1명을 납치, 미군이 쿠바의 관타나모와 이라크 아부그라이브에서 이슬람 포로들을 대한 것처럼 다룰 것이라고 위협했다. 12일 밤(이하 현지시간) 한 이슬람 웹사이트에 띄운 알-카에다 성명은 납치한미국인이라면서 록히드마틴 소속 1955년생 폴 존슨이라는 갈색머리 남자의 명함판사진과 명함을 공개했다. 명함에 적힌 휴대폰은 꺼져있었다. 성명은 존슨이 사우디에서 아파치 헬리콥터를 개발하는 4명의 전문가 중 1명이며, 조만간 존슨의 진술 등이 담긴 비디오테이프와 함께 자신들의 요구조건을 공개하겠다고 덧붙였다. 미 대사관 관계자는 이와 관련, "현지 당국과 함께 미국인 실종자 1명을 찾고있으며, 그의 가족들과 연락을 취하고 있다"고 밝혔으나 신원을 확인해주지는 않았다. 이에 앞서 같은날 오후 4시 리야드 말라즈 구역에 있는 자택 주차장에서 주차하던 미국인 케네스 스크록스를 3명의 무장괴한이 등 뒤에서 총을 쏜 뒤 주차장 안으로 들어가 확인사살했다고 목격자들이 전했다. 알-카에다 성명은 폴 존슨과 같은 일에 종사하는 미국인 1명을 그의 자택에서살해했다고 주장했다. 성명에는 지난달 20-30일 사우디 동부지역 도시인 알-호바르에서 22명이 살해된유혈인질극도 자신들의 소행이라고 주장한 바 있는 `아라비아반도의 알-카에다'라는서명이 적혀 있었다. 한 소식통은 스크록스가 `어드밴스드 엘렉트로닉스'에 근무해 왔으며, 존슨의명함에 적힌 전화번호도 같은 회사였다고 말했다. 이러한 사건들은 석유사업 분야를 치명적으로 방해함으로써 외국인들을 사우디에서 몰아내려는 목적하에 최근 서구인과 정부기관, 그리고 경제적 이해관계인을 상대로 자행되고 있는 무력공격의 일환으로 보인다. 인구 1천700만명인 사우디에는 현재 880만 명의 외국인들이 주로 석유관련 사업과 금융업 및 다른 고소득 직종에 종사하고 있는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리야드 AP.AFP=연합뉴스) bhmoon@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