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의선 기아자동차 부사장(기획실장)은 9일 베이징모터쇼에서 기자들과 만나 "중국 사업의 중요성을 충분히 인식하고 있지만 현대ㆍ기아차는 중국 내 비즈니스를 길게 보고 신중하게 접근할 것"이라고 말했다. 세계 시장의 격전장으로 떠오른 중국에서 사업 기회를 최대한 활용하겠지만 리스크는 줄이겠다는 생각이다. 정몽구 현대ㆍ기아차 회장의 장남인 정 부사장은 "금년 중 현대차는 투싼을, 기아차는 카니발과 옵티마를 중국 시장에서 각각 판매할 계획"이라며 "현지 소비자 선호도 등을 면밀히 파악함으로써 중국 시장에서 입지를 강화할 수 있는 방안을 마련 중"이라고 설명했다. 중국인들이 선호하는 디자인을 적기에 투입함으로써 치열한 경쟁에서 최종 승자가 되겠다는 전략이다. 중국은 소비자층이 워낙 두터워 한국 미국 일본 유럽풍의 차량을 각각 선호할 정도로 계층이 다양하지만 아직 고급차로 시장을 주도하기엔 이르다는게 정 부사장의 분석이다. 현대차와 기아차에 대한 평가를 묻는 질문에 대해서는 "현대차는 품질과 브랜드 파워 측면에서 나름대로 성과를 내고 있지만 기아차는 현대차에 비해 브랜드 이미지가 뒤지는 만큼 동등한 수준이 되기 위해 부단히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특히 양사가 브랜드 이미지를 차별화함으로써 글로벌 시장에서 확실한 시너지 효과를 거둘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지난 4월초 슬로바키아 질리나에서 열린 기아차 유럽공장 기공식에 참석한 후 적극적으로 국내외 활동을 하고 있는 정 부사장은 현대ㆍ기아차의 미래 경쟁력 강화에 관심을 쏟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