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팝페라의 여왕' 사라 브라이트만의 첫 내한공연이 8일 잠실 올림픽 체조경기장에서 화려하게 펼쳐졌다. 시작 시간을 조금 넘긴 오후 8시 15분부터 시작된 이날 공연은 단순히 노래 위주로 된 콘서트라기보다 신비로운 분위기를 강조한 조명과 의상, 역동적인 안무, 각종 특수효과가 어우러진 환상적인 '쇼'였다. 5천여 관중의 환호속에 '여신'같은 모습으로 등장한 브라이트만은 팝과 락, 뮤지컬 넘버, 오페라 아리아를 넘나드는 크로스 오버 무대를 두시간여 동안 펼쳐보였다. 이번 한국공연은 지난해 발표한 음반「하렘」을 주제로 한 세계 순회공연의 일환. 브라이트만은 음반 주제가인 'Harem'을 비롯해 영화「미션」의 주제가에 가사를붙인 'Nella Fantasia', 오페라「투란도트」중 '공주는 잠 못 이루고', 'What a Won-derful World', 'Time to Say Good-Bye' 등 모두 20여곡을 차례로 선보였다. 공연에서 특히나 관객들의 눈길을 사로잡았던 것은 화려한 무대 연출이었다. 말굽 모양의 메인 스테이지와 체조경기장 바닥 중앙까지 길게 이어진 서브 스테이지를 오가며 브라이트만은 5m 높이의 수직 리프트를 타고 오르내리거나 줄을 타고천정에서 내려오고, 빨간 꽃잎이 흩뿌려지는 가운데 그네를 타는 등 끊임없이 볼거리를 연출해냈다. 또 무대뒷면으로는 별빛을 형상화한 조명이 '쏟아지듯' 흐르고, 달과 구름, 불 등의 이미지가 비취는 등 환상적인 분위기를 자아냈다. 이러한 연출을 위해 무대는 물론 음향, 조명 등 100t에 달하는 각종 장비가 전세 화물기를 통해 해외에서 직접 공수됐으며, 현악 앙상블과 7명의 밴드, 8명의 무용수 등 모두 70여명의 제작진이 함께 내한했다. 영국 출신의 브라이트만은 1980년대 앤드루 로이드 웨버의 뮤지컬「캐츠」「오페라의 유령」의 오리지널 캐스팅 멤버로 참여한 것이 인연이 돼 웨버와는 결혼까지했던 뮤지컬 가수. 1990년대 들어서는 테너 호세 카레라스, 호세 쿠라 등과 함께 연주하며 클래식 분야로까지 활동을 넓혔고, 1997년에는 테너 안드레아 보첼리와 부른 듀엣곡 'Time to Say Good-Bye'가 세계적인 히트를 기록하면서 팝페라의 '디바'로 떠올랐다. 브라이트만은 9일 한차례 더 한국 공연을 가진 뒤 다음 순회지인 일본 공연을 위해 10일 출국한다. (서울=연합뉴스) 이윤영 기자 yy@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