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시에서 '인텔효과'에 대한 기대감이 고개를 들고 있다. 세계 IT(정보기술)주의 대표격인 미국 인텔의 2분기 실적전망이 당초 시장의 예측과 달리 긍정적으로 나왔기 때문이다. 인텔은 지난 3일(현지시간) 2분기 매출액이 80억∼82억달러로 예상된다고 발표했다. 이는 시장 전망치 76억∼82억달러에 비해 하한선이 높아진 것이다. 회사측이 밝힌 매출 전망치의 중간점 81억달러는 전문가들이 예상했던 80억달러를 소폭이지만 웃도는 것이다. 더욱이 인텔은 2분기 매출총이익률 전망치를 당초 60%에서 61%로 상향조정해 '인텔효과'에 대한 기대감을 높이고 있다. 일단 전문가들은 인텔의 양호한 실적전망이 반도체 및 IT주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고 있다. 실제 3일 미국 나스닥지수는 정규시장에서는 하락했으나 장마감후 열린 시간외거래에서는 인텔의 실적전망 발표와 함깨 반도체주 중심으로 반등했다. 4일 아시아 증시에서도 대만의 TSMC,일본 도시바 등이 강세를 나타냈다. 삼성전자도 하루만에 상승세로 반전돼 이날 종가는 전날보다 1.58% 오른 48만1천원으로 마감됐다. ◆하반기 IT 성수기 재현 가능성 삼성증권 임홍빈 테크팀장은 "인텔의 실적전망 상향조정은 무엇보다 하반기 미국의 PC수요 회복 가능성을 암시하고 있다는 점에서 긍정적"이라고 평가했다. 실제 인텔은 실적전망 상향 배경을 PC 수요가 예상외로 탄탄한데다 특히 휴대폰용 통신칩(노어 플래시메모리)의 매출이 기대 이상으로 크게 증가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임 팀장은 "미국의 하반기 PC수요가 살아날 경우 IT 성수기가 다시 도래할 수도 있어 주목된다"고 분석했다. 세종증권 최시원 연구원은 "인텔의 2분기 매출총이익률이 상향 조정된 것은 그만큼 원가가 낮아졌다는 것을 의미한다"면서 "이에 따라 향후 인텔의 프로세서 가격 인하 가능성이 커져 국내 D램업체들에 긍정적인 효과를 가져올 것"으로 기대했다. ◆기술주 주가 영향은 김경모 미래에셋증권 기업분석실장은 "인텔의 실적전망 상향조정은 외국인의 투자심리 안정에 도움이 될 것"이라며 "특히 지난 1분기 실적 발표 이후 하락했던 인텔의 주가가 상승세로 전환될 경우 국내 IT주식의 반등도 기대해볼 만하다"고 평가했다. 삼성증권 임 팀장은 "하반기 PC경기 회복에 따른 D램 수요가 증가할 경우 국내 IT업체들에 긍정적인 신호가 될 것"이라며 "실적 기대감이 부각되는 이달말부터는 삼성전자 등 IT주들의 주가가 본격 반등세로 접어들 것"이라고 말했다. 반면 송명섭 메리츠증권 반도체팀장은 "인텔의 실적전망 조정은 IT주 투자심리 회복에 분명 도움이 되겠지만 당장 주가를 끌어올릴 만큼의 재료는 못된다"고 그 의미를 축소했다. 정종태 기자 jtchu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