석유수출국기구(OPEC)의 원유 증산 효과에 대한 회의론이 강해지고 있다.


OPEC이 3일 베이루트에서 하루 2백만배럴 증산에 합의했지만 국제유가가 하락세로 돌아설 것이라는 기대감은 높지 않다.


전문가들은 무엇보다 OPEC이 현 여건상 다음달부터 하루 2백만배럴 증산에 나설 가능성은 작을 것으로 보고 있다.


산유국에서 고조되고 있는 테러 위협은 OPEC 증산 효과를 상쇄시키는 결정적 악재다.


◆시장 기대치 밑돈 증산 규모=OPEC 회원국들이 합의한 '하루 2백만배럴 증산'은 당초 시장 기대치보다 50만배럴 작은 수준이다.


회의에 앞서 셰이크 알 사바 쿠웨이트 석유장관은 "2백50만배럴 증산에 거의 합의한 상태"라고 밝혔고,푸르노모 유스기안토로 OPEC 의장은 '일시적 생산쿼터 철폐'를 시사했었다.


증산 규모가 예상보다 작은 것은 고유가를 유지하려는 OPEC 내 강경세력의 목소리가 컸기 때문이다.


이와 관련,블룸버그통신은 이란과 베네수엘라가 이번 회담에서 1백만∼1백50만배럴 증산안을 제시했다고 보도했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예상에 못미친 쿼터 확대 합의는 OPEC 내의 분열상을 반영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더구나 전문가들은 OPEC이 하루 2백만배럴을 증산하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고 있다.


사우디아라비아를 제외한 여타 회원국들의 추가 생산 여력이 미미한 데다 현재 OPEC의 실제 산유량이 공식쿼터를 웃돌고 있기 때문이다.


비잔 남다르 잔가네 이란 석유장관은 실질적인 증산 규모를 1백만배럴로 추정했다.


◆향후 유가는 테러가 최대 변수=현재로선 OPEC의 증산 합의에도 불구,국제유가는 지속적으로 상승 압력을 받을 가능성이 크다.


무엇보다 OPEC이 원유를 증산하더라도 수요를 충족시키지 못할 것이라는 분석이 강하다.


국제에너지기구(IEA)는 최근 올해 전세계 원유 수요가 지난해보다 하루 평균 1백95만배럴(2.5%) 늘어날 것으로 전망했다.


하지만 산유국들의 생산량이 수요 증가를 충족시킬 만큼 늘어날지는 불투명하다.


결정적 변수는 산유국에서의 추가 테러다.


세계 최대 원유 수출국인 사우디아라비아에서 추가 테러가 발생할 경우 예측치 이상으로 유가가 폭등할 가능성도 있다.


일부에서는 사우디에 대한 추가 테러발생시 올 여름 유가가 배럴당 70달러를 넘을 것이라는 전망까지 제기되는 상황이다.


특히 OPEC의 증산 결정으로 비상시 안전장치(추가 생산 여력)가 없어져 국제유가가 테러나 투기적 요소에 의해 더 심하게 출렁거릴 것으로 보인다.


신동열 기자 shin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