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의 1인당 국민소득은 세계 49위로 1년 만에 3단계 상승했으나 홍콩의 절반 수준에도 못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 한국의 경제 규모는 11위이며 중국은 구매력 환율을 적용할 경우 미국에 이어 세계 2위의 경제대국을 굳히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한국은행이 25일 세계은행(IBRD)의 `세계발전지표(WDI)'를 정리해 내놓은 자료에 따르면 2002년 현재 한국의 1인당 국민총소득(GNI)은 1만1천400달러로 세계 49위에 올라 2001년의 52위보다 3단계 전진했다. 이는 16위인 홍콩의 2만4천690달러에 비해 46.2%, 17위인 싱가포르의 2만690달러에 비하면 55.1%에 각각 불과한 수준이다. 1위는 버뮤다로 추정되고 있으나 정확한 금액이 나오지 않았으며 룩셈부르크 3만9천470달러, 노르웨이 3만8천730달러, 스위스 3만6천170달러가 각각 2∼4위를 차지했다. 미국은 3만5천400달러로 6위, 일본은 3만4천10달러로 7위에 각각 올랐으며 영국은 2만5천510달러로 13위, 독일은 2만2천740달러로 22위, 프랑스는 2만2천240달러로 24위였다. 중국의 1인당 국민소득은 960달러로 136위에 머물렀다. 연미숙 한국은행 국민소득팀 과장은 "인구 100만명 이하의 소규모 고소득 국가들을 제외하면 사실상 한국의 1인당 국민소득 순위는 훨씬 더 앞당겨진다"고 지적하고 "그러나 한국은 선진국 수준인 2만달러에는 크게 못미치고 있다"고 설명했다. 경제 규모를 나타내는 명목 GNI로는 한국이 5천430억달러로 11위에 올라 전년의 12위에 비해 한 단계 상승했다. 미국의 GNI는 10조2천70억달러로 1위를 차지했으며 이어 일본 4조3천240억달러, 독일 1조8천760억달러, 영국 1조5천110억달러, 프랑스 1조3천620억달러, 중국 1조2천340억달러 등의 순으로 각각 2∼6위를 차지했다. 또 이탈리아, 캐나다, 멕시코, 스페인 등이 중국의 뒤를 이어 10위 안에 들었다. 그러나 실질적 구매력을 나타내는 구매력평가(PPP) 환율을 적용하면 한국의 1인당 국민소득은 1만9천470달러로 시장 환율로 산출한 소득의 1.7배에 해당돼 세계 41위로 순위가 조금 높아졌다. 중국은 이 환율을 적용할 경우 경제 규모를 나타내는 명목 GNI에서 일본을 제치고 미국 다음으로 2위에 올라 있다. 이와 함께 1인당 국민소득 9천76달러 이상의 55개 고소득 국가들은 세계 전체 소득의 80.7%를 점유하고 있으며 고소득 국가군의 1인당 국민소득은 저소득 국가군의 62배로 전년과 같은 수준을 유지했다. (서울=연합뉴스) 윤근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