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 외무부도 미국의 이라크 저항세력에 대한 진압작전이 "고압적으로(heavy-handed)" 이뤄지고 있는 점을 비난해 온 것으로 드러났다고영국 선데이 타임스가 22일 외무부 비밀 메모를 인용, 보도했다. 영국 외무부가 자국 장관들과 고위 공직자들을 위한 참고용으로 마련한 지난 19일자의 이 메모는 또 미군의 이라크 포로 학대 행위가 연합군의 "도덕적 권위"를 훼손하고 있음을 시인했다. 토니 블레어 영국 총리는 이라크 전후 미국과 영국간 갈등이 커지고 있다는 보도가 잇따르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미국의 전술을 직접적으로 비난하는 것을 자제해왔다. 외무부는 그러나 이날 일부 공개된 6쪽짜리 메모를 통해 미군이 지난달 이라크몇몇 도시에서 저항세력을 진압하는 과정에서 수많은 이라크인들을 희생시켰다고 비난했다. 메모는 특히 "우리는 현재의 어려운 상황을 과소평가해서는 안된다"면서 "몇주전 팔루자와 나자프에서 펼쳐진 미군의 고압적인 전술은 수니파와 시아파의 연합군에 대한 저항을 부채질 했고 (연합군에 대한) 이라크 국민들의 지지를 빼앗아갔다"고 지적했다. 메모는 또 "아부 그라이브 수용소 포로 처우를 둘러싼 파문은 이라크 내부와 국제적으로 연합군의 도적적 권위를 실추시키고 있다"고 밝혔다. `이라크: 중기(中期)'라는 제목의 이 메모는 "미국이 보다 섬세하고 현명하게군사작전을 수행할 수 있도록 우리의 노력을 배가해야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마이클 하워드 보수당 당수는 지난주 조지 부시 미국 대통령 행정부의 대(對)이라크 태도에 "지나치게 공정성을 결여하고 있다"면서 블레어 총리를 비난했지만블레어 총리는 지난 20일 공공연한 내부 이견이 영국군의 사기를 떨어뜨릴 수 있다고 내각에 경고했다. 각료들과 고위 공직자들에게 회람된 이 메모는 그러나 현 이라크내 치안 상황이"어렵다"는 점을 인정하는 것 외에는 아무런 공개 발언도 하지 말아줄 것을 권고하고 있다고 선데이 타임스는 전했다. 한편 연합군 복장과 이라크 포로 차림을 한 시위대를 앞세운 수백명의 반전 시위자들은 이날 오전 런던에서 가두 시위를 벌여 연합군의 이라크 철군과 포로학대중단을 촉구했다. (런던 AFP.AP=연합뉴스) ciw@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