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격사건과 부정개표 시비로 후유증이 채 가시지 않은 가운데 천수이볜(陳水扁) 대만 총통이 20일 오전 타이베이 총통부 광장에서 제11대 총통 취임식을 갖고 집권 2기 업무에 들어간다. 야당연맹의 롄잔(連戰) 국민당 주석과 쑹추위(宋楚瑜) 친민당 주석, 국민당 부주석인 마잉주(馬英九) 타이베이 시장과 왕진핑(王金平) 입법원장은 취임식날 같은시각에 타이베이 시청 앞 국부기념관에서 대규모 집회를 갖고 천 총통 취임에 항의할 계획이다. 취임식에는 15개국 원수들을 포함한 62개국에서 온 529명 외국손님과 행정.입법.사법.고시.감찰원 5개원 중 입법원을 제외한 4개원의 원장, 야당의원 다수를 제외한입법 위원들, 정부 각료들과 시민들이 참석할 예정이다. 우리나라에서는 박준규 전 국회의장, 정세균 열린우리당 의원, 박용오 두산그룹회장, 송기인 신부 등 40여명이 초청을 받았다. 천수이볜 총통은 취임사에서 양안 평화관계 구축을 천명하는 한편 중국에 빠른시일내 대화를 갖자고 제의할 것으로 보인다. 천 총통은 선거 공약이었던 2006년 신 헌법 제정을 재차 강조할 예정이나, 중국과 미국의 요구에 맞춰 자신이 2000년 취임식에서 공언한 ▲대만 독립 불선포▲국호불변경 등 쓰부이메이요우(四不一沒有) 원칙을 재천명 하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 이와 관련, 대륙위원회 우자오셰(吳釗燮) 신임 주임위원은 "천 총통이 2000년과2004년도 취임식에서 말을 바꾸지는 않을 것"이라며 "쓰부이메이요우 원칙을 재천명하지 않는다 해도 2000년도의 정신을 이어받아 2004년도에는 행동으로 실천할 것"이라고 말했다. 우 주임위원은 중국 정부가 지난 17일 발표한 '어떠한 대가를 치르더라도 대만 독립을 분쇄하겠다'는 강경성명에 대해 "천 총통의 취임사가 가장 좋은 대응이 될것"이라고 말했다. 총통부, 행정원, 대륙위원회는 아직까지 중국측 공세에 어떤 대응도 하지 않고 있다. 천 총통은 치열했던 3.20 선거로 양분된 국론과 민남,외성,객가,원주민 등 4대족군(族群)의 통합과 경제 살리기를 위해 ▲대만 단결 ▲양안 안정▲사회안정▲경제번영 등 4대 과제를 집권 2기의 시정목표로 내놓을 예정이다. 천 총통은 선거 하루 전날 의혹의 총격사건으로 부상, 동정표가 결집하면서 2만9천여표 차로 야당의 롄잔후보를 간신히 눌렀으나 야당은 이에 불복 당선무효소송과선거무효소송을 제기한 상태이다. (타이베이=연합뉴스) 필수연 통신원 abbey2@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