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만은 20일 천수이볜(陳水扁) 총통의 11대총통 취임식을 앞두고 있음에도 천 총통 피격사건이 미궁에 빠져 있는 가운데 야당의 당선 무효소송에 따른 재검표와 천 총통을 겨냥한 중국의 위협 성명에, 테러루머까지 나도는 등 뒤숭숭한 분위기이다. 특히 국민-친민 야당 연합은 취임식 날 타이베이 시청 앞 국부기념관에서 집회를 갖고 선거 결과를 인정할 수 없다는 것을 만천하에 알린다는 계획이다. 야당은 이 집회에서 천 총통의 초상을 담은 '민주의 벽'을 세우고 참가자들에게천 총통에게 하고 싶은 말을 쓰도록 할 계획이다. 국민당의 유력한 차기 대선 주자인 마잉주(馬英九) 타이베이 시장과 왕진핑(王金平) 입법원장도 취임식장 대신 집회에 참석할 예정이다. 국민당은 특히 취임식장인 총통부 광장 끝부분 총통부와 마주한 자기네 당사에영어로 'No turth, No president'(진실 없이 총통 없다)라고 쓴 현수막을 내걸기로 했다. 국민당은 취임식 전날인 19일 친민당과 전격 통합, 금년말로 예정된 입법위원선거에서 집권 민진당에 제1당의 자리를 빼앗기지 않으려 총력 투쟁한다는 전략이다. 이같은 어수선한 사회 분위기를 다잡기 위해 대만 정부는 17일 주롄(竹聯), 스하이(四海) 방 등에 속한 조직 폭력배 12명을 전격 검거하는 등 노력을 벌이고 있으나 시민들의 관심은 증시 폭락과 높은 실직률 등에 따른 경제적 불안, 취임식을 앞두고 터진 중국의 위협 등에 쏠려있다. 18일 대만 언론들은 중국이 전날 낸 '어떠한 희생을 치르더라도 대만의 독립을 분쇄하겠다'는 내용의 성명을 놓고 전문가들을 동원, 분분한 해석을 내놓았다. 전문가들은 ▲일국양제(一國兩制)론이 거론되지 않았고 ▲대만을 과거처럼 중국의 한 성(省)으로 표현하지 않고 중국과 대만 모두 '하나의 중국'에 속해 있다고 표현한 점 등을 들어 중국의 대(對) 대만 정책이 크게 변하지는 않았으나 태도는 보다유연해진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취임식을 앞두고 천 총통을 겨냥한 테러설도 끊이지 않아 대만 경찰에 비상이걸린 가운데 항간에는 "취임식장에 불이 날 것", "뤼슈롄(呂秀蓮) 부총통이 총통이 될 얼굴 상이다"는 등 황당무계한 루머까지 나돌고 있다. 한편 대만의 21개 지방법원에서 진행중인 재검표는 예상보다 진척이 빨라 18일중 완료될 예정이고, 천 총통과 야당 연합 롄잔(連戰) 후보간의 격차가 현재 2만표까지 좁혀졌다는 보도가 있으나 전문가들은 재검표로 선거 결과가 바뀌지는 않을 것으로 보고있다. (타이베이=연합뉴스) 필수연통신원 abbey2@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