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카에다와 관련된 이라크 무장단체에 의해 목이 잘려 숨진 미국인 닉 버거(26)의 시신이 10일 바그다드 연합군 사령부 인근 다리에 거꾸로 매달린 채 발견됐다고 영국 일간지 타임스가 12일 보도했다. 잘려나간 머리는 시신 아래 쪽에 놓여 있었다. 이 신문은 버거의 참수 장면이 미군의 포로 학대 만행으로 이라크 침공에 대한 반대 여론이 고조된 가운데 미국인들에게 충격과 공포감을 주려는 목적에서 공개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아부 그라이브 교도소 포로 학대 사건과 직접 관련된 최초의 희생자가 된 버거는 펜실베이니아주 웨스트 체스터 출신 통신 기술자로 지난해 12월 말부터 지난 2월1일까지 이라크를 방문한 뒤 3월 다시 이라크로 들어간 것으로 전해졌다. 버그는 두 차례의 이라크 방문으로도 일자리를 찾지 못했으며 3월30일 귀국할 예정이었으나 3월24일 이라크 북부 모술의 한 검문소에서 체포돼 교도소에 수감됐던 것으로 밝혀졌다. 그는 미국의 부모가 필라델피아 연방법원에 미군이 불법적으로 아들을 억류하고 있다며 소송을 제기한 다음 날인 4월6일 풀려났으며 4월9일 요르단이나 터키, 쿠웨이트 가운데 어느 한 나라를 경유해 미국으로 돌아올 예정이었다. 버거의 아버지인 마이클 버거는 미군 당국의 불법적인 억류로 3월30일 예정대로 귀국비행기에 오르지 못했다면서 아들이 참수된 데는 미군 당국도 일부 책임이 있다고 주장했다. (런던=연합뉴스) 이창섭특파원 lcs@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