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만달러 소득시대, 자동차가 끌고 간다' 1903년 고종 황제의 `어차'(御車)로 처음 국내에 등장한 자동차는 101년이 지난지금 한국 산업의 `견인차'로 우뚝 솟았다. 국내 자동차산업은 60년대 국산화 초기단계, 70년대 고유국산차 개발단계, 80년대 양산체제 확보 및 수출 기반 확립단계, 90년대 대량 수출 및 독자기술 개발단계,98년 이후 글로벌화 및 기술선진화 단계 등을 거쳐 현재 세계 자동차 생산 6위 자리를 당당히 지키고 있다. 최근 현대차가 다임러 크라이슬러와의 `결별'을 결정, 독자생존을 자신하고 있고 미국 유력 소비자 조사기관인 JD파워의 초기품질지수(IQS) 조사결과에서 도요타를 제치고 지난해 하반기 13위에서 7위로 수직상승한 실례는 몰라보게 달라진 한국차 메이커의 위상 변화를 대변해 준다. 99년 5월 12일 수출 누계 1천만대 돌파일을 기념으로 제정된 `제1회 자동차의날'을 맞은 12일 차업계는 2010년 세계 자동차 생산 4위 도약을 꿈꾸며 국민소득 2만달러 시대의 추동력이 되겠다는 결의를 다지고 있다. 그러나 한.일 자유무역협정(FTA) 체결과 세계 최대 격전지인 중국시장에서의 경쟁 격화, 친환경 미래형 자동차 개발, 노사관계 정립, 브랜드 이미지 향상 등 `넘어야 할 산'이 적지않아 `장밋빛 미래'만 장담할 수는 없는 처지다. ◆자동차, 제조업의 `기둥' = 자동차 산업은 2002년을 기존으로 전체 제조업 생산 및 부가가치액의 11.1%, 세수부문의 18.2%, 2003년을 기준으로 총 수출의 12.0%를 각각 차지하는 핵심산업이다. 80년부터 내수 및 수출 신장으로 연평균 15.2%의 고도성장을 거듭해 왔으며 지난해 기준으로 전 제조업 고용의 7.8%를 차지한 가운데 1,2,3차 부품업계 등 산업연관효과도 커 고용창출 효과가 가장 큰 산업 중 하나로 꼽히고 있다. 또 무역수지 흑자규모도 지난해 197억달러로 국가 총 무역수지액(150억달러)을47억달러 이상 초과, 수출 `효자' 노릇을 톡톡히 하고 있다. 국내 자동차 산업은 97년까지 고도 성장기를 구가하다 외환위기를 전환점으로해 내수 격감에 따른 생산량 감소를 면치 못하다 2000년 이후에는 연간 300만대 생산 시대로 회복, 안정적인 성장을 보이고 있다. ◆자동차산업, `세계로 세계로' = 지난해 국내 자동차업계의 총 생산 대수는 약318만대(해외 생산 25만대 제외)로 세계 6위(점유율 5.5%)를 차지했다. 내수(134만대) 기준으로는 11위, 수출(182만대) 기준으로는 6위이다. 국내 자동차 생산은 99년 세계 자동차 생산 7위에 이어 2000년에는 5위까지 상승했다가 2002년 중국에 밀리면서 6위로 주저앉은 뒤 지난해에도 중국이 4위로 또다시 한단계 뛰어오른 가운데 6위를 고수하고 있는 상태. 특히 수출의 경우 몇 년전까지만 해도 소형차 위주로 가격경쟁력에 승부를 걸었던데 비해 중.대형차와 RV(레저용 차량) 등으로 다변화하면서 품질 향상에도 박차를가해 수출가격이 98년 6천355달러에서 지난해에는 9천605달러로 크게 뛰어올랐다. 현재 국내에 450만대 생산능력을 확보한 것을 비롯, 중국 15만대, 인도 15만대,터키 6만대, 베트남 2만2천대 등 글로벌 거점 확보 작업도 급피치를 올리고 있다. 특히 현대차그룹은 미국과 슬로바키아에 각각 30만대, 20만대 규모의 현지 공장생산을 추진하고 있으며 2010년 국내 300만대, 해외 200만대 등 총 생산 500만대 체제 구축을 통한 글로벌 톱5 진입을 목표로 하고 있다. ◆2010년에는 `4강 진출' = 차업계는 2010년 650만대 생산체제(국내 450만대,해외 200만대)를 완료, 미국, 일본, 독일에 이어 프랑스를 제치고 세계 자동차 4강국으로 부상한다는 야심찬 목표를 세워놓고 있다. 세계 시장 점유율을 지난해 5.5%에서 10%로 끌어올리는 한편 수출단가도 지난해9천600달러에서 2010년에는 1만5천500달러로 `몸값'을 크게 올린다는 계획이다. 자동차 산업이 2만달러 소득의 선진국가 진입을 위한 추동력이 되도록 하겠다는것이다. 세계 100대 브랜드에 속하는 국내 기업은 현재 삼성전자 1곳이지만 현대차그룹이 글로벌 톱5 도약을 목표로 하고 있는 2010년에는 현대차도 세계 100대 브랜드로진입시키겠다는 구성이다. 이와 함께 핵심부품 및 시스템 분야의 기술 자립도를 확보, 세계 100대 부품 기업을 지난해 기준 1곳(현대모비스)에서 2010년에는 10개 이상으로 늘려 완성차와 부품업계의 동반성장을 꾀하겠다는 복안을 갖고 있다. ◆고지 달성, `산너머 산' = 수출 경쟁력 강화는 내수시장 확대 기반 위에서만가능하다는 점을 감안할 때 최근 경기침체 장기화에 따른 내수불황은 국내 자동차업계에 있어 큰 걸림돌로 지적되고 있다. 올해의 경우만 하더라도 자동차 1-4월 내수는 작년 동기대비 28.9%나 뒷걸음치는 등 좀처럼 회복 기미를 보이지 못하고 있다. 기술 및 품질 향상을 바탕으로 한 브랜드 이미지 제고도 국산차업계의 `업그레이드'를 위한 최대 과제로 꼽히고 있다. 이와 함께 정부가 10대 차세대 성장동력 육성의 일환으로 하이브리드, 연료전지등 미래형 자동차 개발 사업을 추진하고 있기는 하지만 지원 및 인프라구축 규모 면등에서 볼 때 선진국에 비해서는 턱없이 부족한 실정이어서 정부의 전폭적인 지지와메이커들의 미래형 자동차 개발 노력도 절실히 요청된다. 고용의 안정성과 유연성이 균형을 이루는 노사관계의 글로벌 스탠더드화도 국내자동차 업계의 큰 숙제이며 도요타 렉서스에 이은 혼다, 닛산 등 일본차 업체의 `공세'도 국산차 업계에게는 위협적 요소다. 중국시장도 중국정부가 대대적인 경기과열 억제에 나선 가운데 경쟁은 더욱 격화될 전망이며 당장 현대차만 하더라도 다임러와의 전략적 제휴관계 해소로 중국시장 독자 공략에 나서야 할 형편이다. 차업계 관계자는 "세계 자동차 시장의 경쟁은 앞으로 점점 더 치열해질 것으로보여 국산차업계는 큰 도전에 직면해 있는 상태"라며 "앞으로 몇년간의 성과가 한국차 메이커들의 미래를 가늠하는 시험대가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서울=연합뉴스) 송수경기자 hanksong@yonhapnew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