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유재산제도 흔드는 세력있다" ‥ 현명관 전경련 부회장
-
기사 스크랩
-
공유
-
댓글
-
클린뷰
-
프린트
"세계 경제사가 입증한 자본주의의 사유재산제도를 유감스럽게 만드는 사람들이 있다."
"기업들은 돈이 없어서 투자를 못하는게 아니다. 수익성에 대한 확신 부족과 기업가 정신의 퇴조, 반기업 정서와 규제, 노사불안으로 망설이고 있을 뿐이다."
정부가 공정거래법 개정 등으로 재벌 개혁의 고삐를 바짝 조여오고 있는 가운데 현명관 전국경제인연합회 부회장이 작심한 듯 정부 정책을 맹비난하고 나섰다.
현 부회장은 11일 이화여대에서 가진 '10년 뒤 뭘 먹고 살 것인가'라는 강연에서 "외환위기 이후 정부가 내세운 글로벌 스탠더드를 맹목적으로 따르다 보니 이전에 재계가 가졌던 차별화라는 무기는 모두 무장해제당했다"고 말했다.
현 부회장은 "지금이라도 한국적 차별화 정책을 펴야 한다"며 "기업의 투자 확대를 통해 일자리를 창출하려면 무엇보다도 규제 완화, 노사평화 선언, 전략 품목 지원 확대가 긴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외환위기 이후 새 패러다임으로 등장한 글로벌 스탠더드는 세계적 다국적 기업의 논리로 우리 정부가 이를 맹목적으로 추종한 결과, 기업 순익이 투자보다는 부채 상환에만 쓰여지고 있다"고 비판했다.
외환위기 이후 △주주 중시 경영 △재무건전성 개선 △경영 투명성 제고 △그룹차원 경영활동 규제 등 글로벌 스탠더드가 새 패러다임으로 자리잡았으나 그 결과는 기업들의 경쟁력 저하로 이어졌다는 지적이다.
현 부회장은 "글로벌 스탠더드를 따르면 한국은 영원한 추종자로 전락하게 된다"며 "타인이 상상하지 못하는 가장 한국적인 것이 경쟁력"이라고 덧붙였다.
특히 "글로벌 스탠더드와 관련해 전문경영인에 대한 관심이 높지만 아무리 좋은 전문 경영인도 오너 경영인만큼은 고민하지 않는다"며 오너경영의 강점을 강조했다.
그는 이어 "자본주의는 사유재산제를 기본으로 하는데, 세계 경제사가 입증한 이같은 사례를 요즘 유감스럽게 하는 사람들이 있다"며 최근의 이념논쟁을 우회적으로 비난하기도 했다.
현 부회장은 출자총액제한제도와 관련, "세계적 기업과 싸우는 지금 상황에는 맞지 않는 제도로 그 존재 이유가 없다"고 단언하고 "기업 규제와 관련된 모든 규제를 풀어야 한다"고 말했다.
또 "오늘날 우리의 주력 산업인 반도체 자동차 등은 모두 개별기업 차원이 아니라 삼성그룹 현대그룹 등 그룹 전체의 힘과 국가적 차원의 관심 속에서 육성됐다"며 "제2의 반도체, 제2의 LCD, 제2의 철강 등 차세대 전략품목에 우리가 가진 모든 자원을 총동원하는 선택과 집중 전략을 살려야 한다"고 강조했다.
현 부회장의 이같은 주장은 정부가 기업의 투명성, 지배구조 개선 등을 내세워 재계를 압박하는데 정면으로 반박하는 것이어서 정부의 반응이 주목된다.
정태웅 기자 redae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