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군에 의한 이라크 포로학대 파문이 계속 확대되는 가운데 미국 일간 뉴욕타임스(NYT) 인터넷판은 6일 심리학자들을 인용, 교도소에서는 정상적인 사람도 `괴물'(monster)로 변할 수 있다고 소개했다. 기사에 따르면 미 스탠퍼드대학에서 지난 1971년 학교내 심리학과동 건물 지하에 가상의 교도소를 만든 뒤 24명의 학생에게 교도관과 수감자의 역할을 부여, 실험을 진행했다. 실험 결과 며칠이 지나지 않아 교도관 역할을 맡은 학생들은 거드름을 피우고가학적인 태도를 보이기 시작했으며 죄수 역할 학생들의 머리 위해 가방을 올려놓고발가벗긴 채 성행위를 연상케 하는 동작을 강요했다고 NYT는 전했다. NYT는 스탠퍼드대 심리학과에서 진행됐던 실험은 이라크 아부 그라이브 교도소에서 미군이 포로들을 학대한 것처럼 정상적인 사람이 특정한 환경 아래에서는 무시무시한 행동도 서슴지 않을 수 있음을 보여준다고 설명했다. 연구를 주도했던 필립 짐바도 박사는 NYT와 인터뷰에서 전세계가 아부 그라이브교도소 포로학대 사진을 보고 충격을 받았겠지만 "나는 그러한 일이 벌어진 데 대해놀라지 않았다"고 말했다. 짐바도 박사는 이어 교도소는 힘의 불균형이 매우 심한 곳이기 때문에 교도관들의 기본적인 충동을 통제하는데 엄청난 노력을 쏟아붓지 않는다면 교도소는 잔혹하고 학대적인 장소화하기 쉽다고 지적했다. NYT는 또 1960년대 예일대 심리학과에서 행해졌던 실험 결과도 인용, 교도소라는 환경에서 인성이 변할 수 있다는 점을 설명했다. 당시 예일대에서는 피고문자 역할을 맡은 배우가 가짜로 전기고문을 받도록 하고 연구자는 이같은 사실을 모르는 학생들에게 피고문자가 거짓을 말할 경우 전기고문의 강도를 높일 것을 명령했다. 연구를 주도했던 스탠리 밀그램 박사에 따르면 실험 참가 학생들은 명령에 의해`치명적'인 수준인 450v까지 전기고문의 강도를 높였는데 65%는 전기고문의 강도를높이라는 명령에 고뇌하면서도 마지막까지 이를 이행했다고 NYT는 전했다. 또 뉴욕주(州) 존제이칼리지 소재 테러리즘.공공안전센터 찰스 스트로져 소장은NYT와 인터뷰에서 이라크 교도소에서 교도관을 맡은 이들은 전쟁의 감정과 테러리즘에 대한 공포를 느낌으로써 수감자들의 인간성을 말살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서울=연합뉴스) 김영묵기자 economan@yonhapnew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