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일 사우디아라비아 북서부 홍해 연안 항구도시 얀부에서 발생한 테러에 충격받은 외국인들이 대거 출국을 서두르고 있다고 2일 각국 공관과 현지 기자들이 전했다. 각국 공관에는 신변 보호조치를 강화해 달라는 요청하는 쇄도해 공관들은 사우디당국의 대응을 촉구하며 민심 수습에 나서고 있다. 또 사우디 당국과 서구 외교관들이 시신 훼손사실에 대해 확인을 거부하고 있는 가운데 범인들은 인근 고교까지 시신을 끌고 가 이라크 저항세력과 합류할 것을 학생들에게 촉구했던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ABB-루무스사 직원에 대한 4인조 무장괴한의 총기난사로 서구인 5명과 사우디인 1명이 숨진 테러 발생 후 하루가 지난 2일 얀부 시내는 정적이 감돌고 있으나 외국인들은 문을 걸어 잠근 채 출국 비행 편 예약을 서두르고 있다. 특히 ABB-루무스사 직원 100여 명은 모두 가족과 함께 며칠 내로 출국하기로 결정했다고 ABB의 비외른 에드룬드 대변인이 전했다. 대부분의 직원은 미국인이지만영국, 호주, 필리핀, 인도 출신도 있다. 사우디 주재 미국 대사관은 1일 대사관 직원들은 필수 업무 이외의 모든 업무를 중단하고 별도 지시가 있을 때까지 외교단지를 떠날 예정이며, 지다나 다란의 영사관에서도 모든 방문객 영접 행사를 중단한다고 발표했다. 얀부의 미국인 직원 가족들은 중무장한 사우디 군대가 경호에 나선 라드와 주거단지 내에 조용히 머무르고 있으나 기자들의 질문에는 응하지 않고 있으며 일부는 눈에 띄게 불안한 모습이었다. 지나 애버크롬비-윈스턴리 지다 주재 미국 영사는 얀부의 미국인 400명을 만나 미국과 서구 건물을 겨냥한 테러 조짐이 뚜렷하다며 거듭 주의를 당부했다. 그녀는 미국인들에게 사우디를 떠나라고 권하고 있으며 야부 거주 일부 미국인들은 이를 적극 고려하고 있다고 전했다. 제임스 오버웨터 미국 대사는 이번 테러를 "끔찍한 공격"이라고 규탄하면서도 "사우디 당국이 보여주고 있는 테러 대처에 감사한다"고 덧붙였다. 셰라드 코퍼-콜스 영국대사는 얀부를 방문해 외국인의 대규모 탈출이 있지는 않을 것이라며 민심 수습에 나섰다. 사우디 내에 5천∼7천 명의 교민이 거주하고 있는 캐나다 대사관의 이브 뒤발대변인은 "최근의 테러 발생 주기가 짧아져 캐나다인들의 우려가 높아지고 있다"며 사우디 치안당국이 최선을 다해줄 것으로 믿는다고 말했다. 한편 테러범들은 1일 범행 후 피투성이가 된 시신 1구를 차에 매달고 인근 남자고교를 찾아가 공포탄을 쏜 후 "이것이 미국 대통령이다. 신은 위대하다. 가서 팔루자의 형제들과 합류하라"라고 외쳐 이를 목격한 학생과 교직원들이 큰 충격을 받았고 일부는 울음을 터뜨리기도 했다고 목격자들이 전했다. 라이언이라는 18세 소년은 "어젯밤 내내 먹지도 자지도 못하고 악몽에 시달렸다. 그 장면을 봤을 때 충격으로 얼어붙었고 어찌할 줄 몰랐다. 이것은 옳지 않다. 이는 이슬람적인 일이 아니다"고 말했다. (얀부.리야드 AP.AFP=연합뉴스) chaehee@yna.co.kr